[현장IN] 갑의 횡포, '권력형 성추행' 끊이지 않는 이유

김다솔 2014. 12. 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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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문대 교수와 전직 국회의장에 검찰총장까지, 이른바 '권력형 성범죄'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이른바 '갑'이 약자인 '을'의 인권을 유린하는 '권력형 성추행'이 계속되는 이유는 뭘까요?

김동현 기자가 현장인에서 살펴봤습니다.

[기자]

"야 대가리가 나쁘면 그런 것 좀 적어놔. 그러니까 알바를 하고 자빠진 거 아니야!" "죄송합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한 코미디 프로그램입니다.

편의점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의 관계를 꼬집고 있는데요.

"저희 월급에 식대도 주신다고 하셨는데…" "저기 있잖아 식대!"

"저거 유통기한 다 지나서." "안죽어! 저거 먹는다고 안 죽는다고!"

당초 약속했던 식대를 주지 않는 '횡포'에도 아르바이트생은 그저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갑과 을'

계약서와 같은 공문서에 흔히 등장하는 단어인데요.

애초 수평적 나열을 의미하는 이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 말 그대로 족쇄와 같은 종속관계를 칭하는 의미로 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갑을 관계인 교수와 대학생.

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 학점이라는 '생명줄'을 손에 쥔 교수 앞에 학생들은 약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 정해진 지도교수와의 관계가 어긋나면 대학원생의 삶 전체가 어긋나게 된다"는 학생들의 호소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김은솔 /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 "교수와 제자 간의 어떤 관계가 상당한 권력관계로 작용하고 있고 이공계 같은 경우는 실험실에서 자신들의 생활이 거의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폐쇄적인 공간이고 폐쇄적인 인간관계 안에서 그런 성폭력 문제가 굉장히 일어나기 쉬워요."

성추행을 대하는 대학의 대처는 여전히 안이하기만 한 상황.

교수사회의 폐쇄적인 풍토와 '명예'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대학이 썩은 살점을 도려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고려대 관계자> "해당 교원의 신분을 빨리 상실케 하는 게 학교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처분이라고 판단한 거죠. (학교가) 사표를 처리했잖아요. 이제 그분은 고려대 교수가 아닌 거죠."

권력형 성추행은 학교 밖에서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직장 내 성폭력'은 모두 295건. 이 가운데 3분의 2는 가해자가 직장 상사 또는 고용주였습니다.

조직 내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사회의 특징이라고 치부하기엔 피해자의 상처가 너무 큽니다.

전문가들은 조직 내부에서 성폭력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최지나 /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 "많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성폭력을 가하고 고발이 됐을 때 명확하게 징계를 받는 모습을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고요."

'사회 지도층'이라 부르기에 너무나도 부끄러운 추태를 보여온 일부 '권력자'들.

여전히 전근대적인 계층의식과 특권의식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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