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혼돈 속의 원유시장]급락세 국제유가, 추가하락이냐 안정이냐 '갈림길'

박종원 2014. 12. 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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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 원유시장을 놓고 패권 다툼에 돌입하면서 유가 전망이 초미의 관심사다.

일부에서는 유가가 미국의 셰일석유 증산으로 더 떨어진다고 예측하는가 하면 이미 바닥을 쳤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67.38달러로 지난 6월 최고점에서 37%나 빠졌다. 같은날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70달러 선 아래로 떨어져 69.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대 OPEC…'치키게임' 돌입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보도에서 미국이 OPEC의 가격공세에도 원유 생산량을 꾸준히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OPEC은 지난달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장관회의에서 하루 석유 생산 상한선을 하루 3000만 배럴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CNBC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미국이 셰일석유 채굴기술을 개선하면서 생산 단가를 낮춘 덕분에 유가 하락에도 증산을 거듭한다고 전했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현재 하루 900만 배럴 수준이나 씨티그룹에 따르면 내년에는 1000만 배럴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3일 발표한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에서 지난달 노스다코다주의 원유 생산이 또다시 증가했으며 셰일석유 생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향후 2년간 지금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씨티그룹의 에드워드 모스 국제 상품조사부문 대표는 "생산이 늘면서 내년까지 하루 50만~150만 배럴의 원유가 더 생산될 것이며 평균 60만~70만 배럴 증산은 너끈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미국이 원유가격 폭락에 무딘 이유는 생산비가 워낙 저렴한 탓이다. 미 투자업체 오펜하이머앤드컴퍼니의 파델 가이트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과거 5~6년전만해도 원유 시추공 하나 뚫는데 70~90일이 걸렸지만 지금은 2주면 충분하며 굴착장비 효율도 4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모스 대표는 "텍사스나 오클라호마 등에 아직 파다 만 시추공들이 수천개나 널려 있으며 배럴당 5달러의 추가 비용만 감수하면 미완성 시추공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추업체들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내려가지 않는다면 시추를 계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내 일부 유전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42달러 까지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썼다.

■유가 이미 바닥…지금 수준서 안정

반면 유가가 더 내려가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CNBC보도당일 영국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주식에 대해 '투자비중 확대'라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70달러 선에서 안정된다고 진단했다.

리디아 레인포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BP주가가 앞으로 30% 정도 상승 여력이 있으며 내년에는 비용통제를 위해 설비투자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금융그릅(UBS)역시 같은날 석유 파이프라인 업체 보드워커 파이프라인과 크레스트우드 에쿼티 등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UBS는 유가가 향후 4년동안 배럴당 90달러 언저리를 밑돌지만 이들 에너지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코웬은 세계최대 에너지 전문업체 슐룸베르거의 목표가를 현제 주가보다 12% 높은 주당 98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OPEC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배럴당 60달러에서 유가가 정체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 시장정보업체 다우존스 역시 관련 보고서를 내고 유가가 6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나타낸다고 예측했다.

골드만 삭스는 내년 1·4분기 WTI 평균가격을 배럴당 75달러로 예상했으며 씨티그룹은 2015년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평균 72달러, 80달러에 머문다고 추정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잡았다.

업계에서도 슬슬 과열 분위기를 눈치챈 모양이다. 원유시추조사업체 드릴링인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새로 접수된 셰일 시추 신청건수는 약 4500건으로 올 10월 수준에서 40%가까이 감소했다.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셰일 석유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기는 하겠지만 얼마나 증가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 200여개 시추업체의 마진율은 알려진 바 없다며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원유 컨설팅업체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는 "신규 시추가 줄어들면서 향후 100만 배럴 증산 전망은 다소 수정될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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