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빌레' 백서빈 "백윤식의 아들, 부담이자 숙제죠"[인터뷰]

2014. 12. 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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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 기자] 지난 2일 종영한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주인공 주원-심은경 뿐 아니라 여러 젊은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클래식에 대한 꿈을 키우며 열정을 불태우는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 스토리'를 그리는 드라마답게 학교를 대표하는 두 오케스트라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여러 사건들로 얽히고설키며 한 편의 협주곡을 만들어 낸 것. 그들 중 한 명이 차유진(주원 분)의 얄미운 라이벌 한승오였다.

한승오 역을 맡은 배우 백서빈은 이 지휘과 에이스 역을 위해 여러 거장들의 지휘법을 공부하고 연구했다고 했다. 그 때문일까? 그의 열정적이면서도 능청스러운 지휘는 방송 직후 화제를 모았고, 그에게 '지휘 풍선'이라는 특이한 별명을 안겨줬다.

"원래 이게 각 지휘자로 나오는 캐릭터들마다 각자의 콘셉트가 있었어요. 차유진 같은 경우 정석으로, 아카데믹하게 하는 거였고, 슈트레제만은 거장이니까 절제하면서 무거운 느낌이 있고요. 한성오는 조금 정열적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열정적인 친구라 표현을 좀 과장되게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래서 그렇게 하게 됐어요."

조금은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 백서빈은 드라마 속 한성오와 분명 다른 캐릭터였지만, 연기를 향한 열정에서만큼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능숙한 지휘 연기를 위해 지휘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을 분 아니라 집에서도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다. 뿐만 아니라 그간 낯설기만 했던 클래식과 친해지기 위해 지휘자 관련 서적을 읽기도 했다. 실로 엄청난 노력파였다.

"이 드라마를 하고 나서 클래식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거 같아요. 지휘를 외우다보니 총보에서 기승전결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예전에는 마냥 길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 1-4악장 안에 드라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후엔 음악이 들린다고 해야 하나? 또 한승오의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의 지휘자를 찾아보다보니, 한 음악을 하면서도 한없이 늘어지면서 하는 연주가 있고, 템포와 생동감이 있게 빨리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 거예요. 한 곡이 여러 가지로 표현이 되는 게 신기했어요. 그렇게 보면 지휘자는 배우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총보를 보고 구현하는 건 지휘자고 대본을 구현하는 건 배우죠. 똑같은 대본인데도 배우마다 표현이 다른 것처럼 지휘도 그런 거더라고요. 동질감을 느꼈어요."

사실 백서빈의 실제 성격은 교과서적인 A오케스트라보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S오케스트라에 가깝다.

"실제로는 S쪽이에요. 한승오 캐릭터는 실제 성격하고는 거리가 있어요. 사실 그래서 하면서 오히려 즐겁게 했어요. 누구나 그럴 거예요. 그래서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무시할 때 무시해보고, 깐죽거리고 시기하고 할 때도 대놓고 해보고요."

백서빈의 아버지는 연기파 배우 백윤식이다. 백윤식은 '내일도 칸타빌레'에 함께 출연했다. 백서진은 아버지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특별히 떨리고 부담됐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아버지가 연기를 보시면서 말씀을 막 많이 해주시거나 그런 편은 아니에요. 연주 장면을 보시면서 잘 봤다고 말씀 해주시는 정도였어요. 그리고 나중에 다 끝나고 나서 말씀 해주실는지 모르겠지만 연기적인 그런 얘기는 많이 해주시지 않아요. (생략) 아버지와 같은 신은 많이 부담되고 떨렸어요. 선생님이랑 연기를 할 때는 또래 연기자들이랑 연기 할 때보다 사실 더 긴장되게 마련인데, 같이 했던 장면에 선배님에 아버지까지 계시니 떨릴 장면이 아닌데 부담이 되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NG를 내면 안 되겠다. 내가 실수해서 진행이 더뎌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있어요. 결국 NG를 안 냈어요. 많이 노력했죠."

흔히 유명 배우들의 자녀들은 부모의 후광으로 인해 방황을 겪거나, 그에 준하는 어려움을 호소한다. 배우라는 이름보다 '누구누구의 아들' 혹은 '누구누구의 딸'이라는 시선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백서빈 역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을까.

"(백윤식의 아들이라는 점이) 두렵다기보다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에요.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솔직히 가족이잖아요. 그 고리는 어떻게 끊으려고 해야 끊을 수 없는 거라 생각해요. 그냥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 같아요. 저 역시 백윤식의 아들이 아닌 배우 백서빈으로 기억되는 게 목표고요. 그럼에도 불구, 가족이란 고리는 이어져 가겠죠. 부담은 당연한 거 같고요. 그걸 극복해서 좋은 방향으로 풀어 나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백서빈은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한 과학도다. 그러나 이후에는 영화 연출을 준비했고, 다시 배우로 방향을 틀었다. 원래 배우를 꿈꿨던 것은 아닌 것.

"원래는 영화 프로듀서로 준비를 하면서 유학을 가려고 했어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를 구해야하는데 배우를 구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돈을 줘야하니까. 그러니 촬영 감독 하는 친구가 '네가 구현해 낸 작품은 네 머릿속에 있는 거니까 잘 표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해서 시작을 하게됐어요. 두, 세 작품을 하면서 영상을 생각하고 구현해보니까 글로 상상하던 걸 연기를 통해 결과물을 보니 재밌더라고요. 또 내가 생각해 놓은 세계가 아닌 남이 생각한 세계에서 그걸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가를 것도 재밌고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운이 좋게 경희대에서 북수 전공이 돼서 연기도 배우고, 연극 무대에 올라가고 그랬어요."

돌아 돌아 찾은 길인만큼, 백서빈은 열정에 넘쳤다. 이제 막 훌륭한 첫걸음을 뗀 이 열정적인 신인 배우가 아버지의 이름을 뛰어넘어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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