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는 "문건 조작" 조응천은 "신빙성 6할"

이인숙 기자 2014. 12. 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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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투쟁 없다" "인사검증 갈등" 진실게임 양상

정윤회씨 측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정씨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3인방'과 자주 만났는지, 언론에 공개된 청와대 문건에 신빙성이 있는지, 문건을 어떻게 작성하게 됐는지 등을 두고 정반대 주장을 펴고 있다.

양측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핑퐁식으로 내놓은 주장들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여론의 흐름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양측 간 맞서는 주장들은 검찰이 '정윤회씨 국정개입 논란'과 관련한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면서 객관적 정황과 증거로 시비를 가려야 할 부분들이다.

양측은 박모 경정이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지난 1월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청(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 측근(정윤회) 동향'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평행선을 달렸다.

정씨는 문건에 대해 "전부 조작"이라며, 조 전 비서관이 근무했던 민정수석실의 '조작'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정호성 비서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팩트는 0%다. 단 1%도 사실인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문건을 보고받고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구두보고한 조 전 비서관은 "(신빙성이) 6할 이상이라고 본다. 내용이 실제 (정씨와 십상시) 모임에 참석해서 그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세한 것"이라고 했다.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해선 양측의 주장이 일부 겹치지만 결론은 판이하다. 정씨는 "이번에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 경정을 만났다"면서 "박 경정은 조 전 비서관이 누군가를 만나보라고 해 제보를 받았고, 조 전 비서관이 쓰라는 대로 받아 친 죄밖에는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자신이 조사를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보고서는 비교적 정확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사퇴한다는 얘기가 나와 이상했다. (김) 실장이나 (홍경식 민정)수석이 시킨 것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 방(공직기강비서관실)에 알아보라고 했고 박 경정이 비교적 정확한 얘기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 권력투쟁설 또한 양측이 맞서는 쟁점이다. 정호성 비서관은 "권력투쟁이고 뭐고 그런 것 자체가 없다"고 했지만, 조 전 비서관은 인사와 공직 후보자 검증을 두고 측근 비서들과 갈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파견 예정 경찰관 1명을 두고 안봉근 비서관과 갈등이 있었고 이 때문에 자신과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비서관은 "(안 비서관과 갈등을 겪고) 한 달 뒤쯤 민정수석실 소속 경찰관 10여명을 한꺼번에 내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후임들이 다 단수로 찍어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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