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피해자 익명 인터뷰 "서울대 K교수, 가족 예뻐하지 왜 여제자를.."

2014. 12. 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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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서울대 K교수 성추행 피해자 ㅇㅇㅇ

▷ 한수진/사회자:

수십 명의 여제자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K모 교수에 대해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역시 K교수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철저히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는데요. 피해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오늘은 K교수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 음성변조를 하고 익명으로 연결하는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피해자 분 연결되어있습니까?

▶ 피해자:

네, 여보세요?

▷ 한수진/사회자:

예, 검찰이 기존의 강제 추행 혐의가 아니라 상습 추행 혐의로 적용을 했던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피해자:

일단 피해학생이 굉장히 다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고요. 법적인 절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황이라서… 검찰 수사가 일단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태까지도 제대로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상습 추행 의라는 것은 피해 학생이 다수라는 그런 뜻이 되지 않겠어요?

▶ 피해자:

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처음에 검찰 수사를 받은 과정을 보면, 국제학술대회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난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였는데, 이 인턴 여학생은 서울대학생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 배경을 보면 서울대 피해학생들도 적극적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맞습니까?

▶ 피해자: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 서울대 피해 학생 몇 명 정도가 협조했는지 알고 계세요?

▶ 피해자:

그것에 대해서는 잘,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학교 측에서도 당초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입장을 바꿔서,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피해자:

맨 처음에 사표수리 방침을 결정해서 보도를 했잖아요. 그게 이제 많은 학생들이 두려워하고 억울해했거든요. 근데 지금 학교 입장을 바꾸고 학생들을 위해서 조치해준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맙게 생각을 해요.

▷ 한수진/사회자:

당시 사표를 수리한다고 했을 때는 학생들이 상당히 불만스러웠던 거죠?

▶ 피해자: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사표를 냈으면 됐지,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학생들이 여기에 반대했던 것은 어떤 이유에선가요?

▶ 피해자:

교수님이 학교에서 아무런 징계조치를 받지 않고 그냥 도망가듯이 나가버리는 것 같아서 많이 억울해했고. 또 사표를 내게 되면 학교에서 진상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거든요. 학교 측에서 조치를 안 취해준다는 입장인 것 같아서 학생들이 많이 억울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학교에도 이직을 할 수 있으니까, 다른 학교 가서 또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 학생들이 더 분해했던 것 같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사실 이번 성추행 의혹을 공론화 하는 데도 무려 10년이나 걸렸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다고 보세요?

▶ 피해자:

다들 신고하기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일단 신고를 하는 쪽보다 참는 쪽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지만 대부분 신고하고 싶거나 나중에 신고할 때를 대비해서 다들 문자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이, 저도 마찬가지고, 그 점이 놀라웠었고. 또 한편으로는 피해자 학생들이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려왔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가 보낸 문자를 피해학생들이 다들 보관을 하고 있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 피해자:

네. 또 한편으로는 성범죄의 특성 상 다들 자기 당한 내용에 대해서 외부에 쉽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피해자:

그래서 더 안 알려졌었고, 그래서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처럼 다 오픈이 됐었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학생들도 있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또 K교수가 학교에서는 아주 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학생들이 쉽게 문제제기하기 어려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을까요?

▶ 피해자:

네, 그런 부분도 있고. 또 K교수님 스스로 구축한 이미지, 그 영향도 크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다른 교수님이었어도 신고하기는 어렵긴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른 교수였어도 신고하기 어려웠을 거다, 그 만큼 힘든 문제라는 말씀이신데요.

▶ 피해자:

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인터뷰를 해주시는 분도 참 어렵게 용기를 냈을 것 같아요.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을 거고요. 지금 학부생이신가요?

▶ 피해자:

음… 그것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조금 곤란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신분을 특정하고 싶지 않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피해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신분이 노출되는 게 두렵다, 이런 말씀이신가 봐요?

▶ 피해자:

네, K교수님이 제가 누군지 특정할 가능성이 있고. 또 제 신상에 대해서 범위가 좁혀지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런 점에 대해서 불안감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 한수진/사회자:

K교수가 사표를 낸 이후에도 여전히 피해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죠?

▶ 피해자: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이유에선가요?

▶ 피해자:

일단은 뭐 보복을 할 가능성도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아무래도 그 교수님이 인생에 앞으로도 많은 시간동안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이게 막연한 두려움인가요? 아니면 해당 교수로부터, K교수로부터 협박 비슷한 것을 받은 사례가 있는 건가요?

▶ 피해자:

학생들 중에, 피해 학생이 아닌 다른 학생이나 다른 남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내셨는데, "너네 동조했냐" 이런 식의 문자를 보낸 적이 있어서 아직 반성을 안 하시는 것 같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사태 이후 "너희들이 그럴 수 있느냐, 너도 동조했느냐" 이런 문자를 학생들에게 이 교수가 보냈다는 말씀이시죠?

▶ 피해자: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피해학생이 누군지, 누가 이렇게 하고 있는지, 그 신원을 알려고 하는 느낌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피해자:

네, 그리고 교수님이 기억력이 좋으셔서. 학생들에 대해서 파악하기가 쉬울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지금 피해자들이 사실 일상이나 학업 생활을 하는 데도 쉽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 피해자:

네, 많이 조금.. 어려운 상태고요. 정신적인 피해가 특히 심각한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충격이 크단 말씀이시고... 혹시 개인적으로 K교수에게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피해자:

음... 제 사례에 대해서 특정해서 말씀드리긴 힘들고. 지속적인 연락을 비롯해서 신체적 접촉, 또 강제로 추행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일단은 K교수님에게 연락이 오게 되면, 답변을 하든 안 하든 너무 괴로운 상황이고, 또 K교수님은 학생들을 여자로 대한다는 게, 여자로 생각한다는 게 굉장히 문제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당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한 일이고,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학생으로 보지 않고 여자로 보는 것 같았단 말씀이시네요?

▶ 피해자:

네, 그러니까 '같은' 게 아니라 여자로 봄이 분명할 정도로... 연락을 하시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점이 너무 힘들었다?

▶ 피해자:

네.

▷ 한수진/사회자:

K교수가 여제자들에게 접근하는 상습적인 패턴이 있다고 하던데, 역시 마찬가지셨군요?

▶ 피해자:

네. 일단은 그분이 마음에 드는 학생을 정하고요. 그 다음에 전화 연락이나 SNS를 통해서 연락이 오기 시작해요. 그 다음에 전화번호를 모르는 경우에는 같이 수업 듣는 학생이나 다른 학생들 통해서 그 학생한테 볼일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해서 전화번호를 얻은 경우도 있고. K교수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는 학생들은 연락이 왔을 때 무시하거나 피해 다니기도 하는데, 지속적으로 그래도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고요.

▷ 한수진/사회자:

무시하거나 피해 다니면 화를 냈다면서요?

▶ 피해자:

네, 네. 보통 화를 내거나. 아니면 내가 뭘 잘못했느냐, 내가 잘못한 게 뭐냐, 내가 너를 얼마나 예뻐했는데 우습게 안다, 나한테 이럴 수 있냐, 막 그런 식의 말씀을 하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

▶ 피해자:

여학생들 보다는 사실 가족을 예뻐하고 사랑해야 될 텐데.. 너무 싫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 피해 학생들이 함께하는 비대위가 꾸려지고, 또 처음 언론에 보도자료를 냈을 때는 22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는데요.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까?

▶ 피해자:

네. 그런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보 내용들은 유사한 피해 내용들인가요?

▶ 피해자:

네, 유사한 피해도 있고. 예전에 학교에 다녔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다, 꼭 끝까지 조사해 달라, 부탁한다, 이런 식의 증언 제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피해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 피해자:

(한숨)... 일단 피해자들이 바라는 건, 그동안 말 못하고 당했던 것에 대해서 학교에서 원칙에 맞게 대처를 해주고 또 진상을 조사해서 학생들을 보호해주는 것이겠죠. 그리고 조사 과정에서도 피해자 신상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고 보호해주는 것을 굉장히 바라고 있고 저도 바라고 있고요. 대의적인 명분을 따지자면 이번 사건이 제대로 처리가 안 되면 앞으로도 진짜 수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최종적으로는 학생들이 대부분 공감하는 게, 이제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게 전체적으로 바라는 것이고요. 또 만약에 이제 이 사건이 정말 잘 해결돼서 해결 과정이 다른 학교에도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진상규명 제대로 꼭 해 달라, 피해자들 보호해 달라,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도 꼭 세워 달라는 말씀이시네요.

▶ 피해자:

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서울대가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약속한 만큼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저희도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 피해자: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고맙습니다.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서 음성변조를 했고요. 또 익명으로 인터뷰 한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 성추행 서울대 교수 영장 청구…진상조사 계속

▶ 서울대 학부·대학원생 "교수 성추행 진상규명"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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