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빚더미 잔치?'..프러포즈 망설이는 청년들

조명규 2014. 11. 2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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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시스】조명규 기자 = 결혼은 옛부터 인륜지대사라 일컬을 정도로 우리 사회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 없는 가정 찾기가 어려운 요즘 예식비, 집 장만, 육아 등 결혼비용은 결혼 적령기를 앞둔 젊은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 춘천시에 사는 이모(30)씨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다. 하지만 정확한 결혼날짜를 정하기 어렵다. 결혼을 한다 해도 전셋집 마련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야 한다.

결혼과 동시에 빚을 지고 갚아나가야 하는 '허니문 푸어', '하우스 푸어', '베이비 푸어'가 되는 현실은 올해도 이씨의 프러포즈를 망설이게 만든다.이씨는 "지난해 어렵게 취업을 했지만 박봉에 기간도 짧아 돈 1000만원 모으기가 힘들었다"며 "학비와 생활비 등으로 대출을 받은 집에도 손 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주위에서 형편에 맞게 시작하면 된다고 용기를 주지만 최소한의 비용은 있는 것 같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고 토로했다.

또 올해 초 결혼한 정모(28·여)씨는 "결혼식부터 지금까지 금전문제 등으로 몇 차례 다툰 것 같다"며 "아기는 당분간 생각도 못 한다. 맞벌이를 계속 해서 대출금 갚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7%로 2008년 68%보다 11%가 줄었다. 또 4명중 3명은 결혼식 문화가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결혼에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를 고용불안, 저소득 등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어 재무 설계와 정부정책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웨딩플래너 협회 관계자는 "최근 웨딩업계도 고객들의 감소와 업체경쟁으로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이 과도한 결혼식보단 형편에 맞는 결혼식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이란 인생에서 한 번뿐일 수 있는 인륜지대사인 만큼 돈을 얼마나 드려서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그들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결혼식부터 신혼집 마련까지 전문가들에게 충분한 상담을 받고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k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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