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cm의 작은 거인 "No 말고 Go 하라"

2014. 11. 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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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장 장애 극복한 마이클 에인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좌절하고 숨어버리면 끝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라

"어떤 순간에도 '안 된다(No)' 하지 말고 '된다(Go)'고 생각하라." "장애에 대한 편견에 부딪혀도 자신을 동정하지 말고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라." 키 131㎝에 아이와 같은 작은 체구, 짧은 팔과 다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난쟁이'의 모습이다. 신체가 비정상적으로 짧은 저신장장애(왜소증)다. 그러나 그에겐 단순히 외모로는 가늠할 수 없는 생각의 깊이와 장애를 극복한 불굴의 의지, 도전적 삶의 궤적이 있었다. 27일 매일경제신문이 만난 마이클 에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소아정형외과 교수 (52·사진)다.

에인 교수는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의대를 보유한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저신장장애 전문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저신장장애인연합회(LPK) 총회를 찾아 국내 저성장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23일 처음 한국을 찾았다.

29일 서울 고려대 구로병원에선 저신장 장애인들과 간담회를 한다.

외모에 대한 편견이 심한 것은 미국도 한국 못지않다. 에인 교수 역시 '왜 그렇게 작으냐' '네가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과 늘 싸워야 했다. 하지만 그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편견을 이겨냈다. 브라운대 재학 시절엔 야구대표팀 선수로 활약했고 학생 모임에서 임원도 맡았다. 대학 졸업 후 지원한 50여 곳의 의학대학원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끈기 있게 도전해 알바니대 메디컬스쿨에 입학했다.

에인 교수는 "절대 좌절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숨어버리면 모든 게 그대로 끝난다"라며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노(No)'라고 했을 때 그만두는 사람, 그리고 반대로 한계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에인 교수는 한국의 저신장 장애인들에게 언제나 '고(Go)'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성장 장애를 가진 자신의 딸 알렉사(19)에게도 같은 말로 용기를 불어넣는다.

이런 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모였다. 에인 교수의 부모는 어린 아들이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을 원천 봉쇄했다. 그는 "장애뿐 아니라 어떤 이유가 있어도 '하지 못하는 것'은 내게 선택지가 아니었다"며 "노력만 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저신장 장애인이)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인 교수는 한국의 저신장 장애인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한국에 와서 택시를 운전하는 저신장 장애인을 만났는데 키 때문에 버스 운전은 못 하게 돼 있다고 하더라"며 "이런 구조적 차별이 있는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정치적 집단을 형성해 정부에 항의하고 아무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에인 교수는 "훗날 그(저신장 장애인)가 당신의 상사(Boss)가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며 "한국에서도 나보다 나은 '제2·3의 마이클 에인'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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