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환, '뇌가 섹시한' 엄청난 녀석이 나타났다 (인터뷰)

조지영 2014. 11. 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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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육감적인 몸매를 각졌거나 혹시 그런 몸매가 없다 해도 움직임 하나에 유혹적인 교태가 흐르는 인간의 유형을 우리는 '섹시하다'라고 한다. 외모에서 풍기는 교태가 남달라 자연스레 끌리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런 섹시한 외모를 가진 사람은 쉽게 질리는 법이다. 본능도 자꾸 자극하면 적응이 되고 이처럼 적응된 행동은 어떤 마음도 사로잡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젠가 실증 나기 마련이다.

그렇다. 이제는 외모만 섹시한 시대는 지났다. 알면 알수록 색다르고 신선한 충격을 안길 무언가가 필요하다. 모든 걸 간파했다 방심할 찰나 허를 찌르는 반전매력, 그때 느끼는 묘한 쾌감을 전하는 스타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이런 지능적인 스타를 '뇌가 섹시한 사람'이라 표현한다.

지금의 관객들은 진정 '뇌가 섹시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 간지러운 곳을 단번에 찾아내 살살 긁어주는 영민한 사람, 관객들의 니즈를 200% 충족시키는 '뇌가 섹시한 신인배우'를 찾았고 드디어 우리 앞에 어마무시한 신주환(28)이 나타났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기에 기대할 만하다. 단언컨대 빠른 시일 안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떡잎이 될 것이다.

멋에 눈뜬 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가 되기로 결심한 기안고 빵셔틀 우기명(주원)의 인생을 건 도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 '패션왕'(오기환 감독, 와이랩 제작). 신주안은 극 중 기안고 싼티남 김창주를 연기하며 첫 스크린 신고식을 마쳤다.

기안84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만큼 '패션왕'의 관전 포인트는 '얼마나 똑같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느냐'였는데 신주환 만큼은 싱크로율에 있어서 열외를 둘만큼 완벽 그 자체의 비주얼로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

함께 호흡을 맞춘 주원, 안재현과 확실히 다른 노선을 타고 있는 뉴페이스 신주환은 삐까뻔쩍하게 출중한 얼굴도, 모델 뺨치는 기럭지를 가진 훈남도 아니지만 매섭게 찢어진 눈매와 돌출된 광대, 왜소한 몸이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볼매다. 더욱 기묘한 것은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나면 이상하리만큼 멋져 보이고 심지어 잘생겨 보이기까지 하는 환상(?)을 심어주기도 한다는 것. 그를 처음 본 소속사 대표도 "넌 배우로는 힘들 얼굴이야"라며 단언했지만 결국 그에게 계약서를 내밀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그야말로 요물은 요물이다.

철저히 B형 남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신주환은 영화 속 창주처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한없이 기분이 날아오르다가도 돌연 땅으로 고공 추락하는 감정 기복을 가진 사람이다. 상대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유쾌한 사람이 되기도, 진지한 사람이 되기도 하는, 흔히 말하는 예술가적 기질이 타고난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신주환은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배우로서 늦깎이 데뷔이지만 연출로는 일찌감치 데뷔해 실력을 인정받은 수재다.

건국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연기와 연출을 동시에 배우며 내면의 끼를 마음껏 발휘했다. 대학 시절 매년 한 편의 영화를 연출했고 졸업작품 '섹스킹'으로는 미쟝센단편영화제 출품, 토론토 한국영화제 '베스트 코리안 쇼트' 수상, 제8회 파리한국영화제 ''2013년 FLYASIANA 최우수 단편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의 호평을 한몸에 받았다. 소위 말해 난 놈 중의 난 놈이었다.

"이야기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은 게 제 본성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고 배우가 될 거라고 못 박았는데 대학교 들어가서는 연출도 재밌다는 소리에 시도해봤어요. 예전부터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서 제가 뮤직비디오 한 편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게 취미였는데 그런 취미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으니까 신선했죠."

영화는 신주환에게 운명이다. 99%로의 노력과 1%의 재능 보다는 49%의 노력과 51%의 재능으로 자연스레 이 자리에 서 있게 된 것이다. 그의 졸업작품 '섹스킹'을 본 몇몇 관객이 천재성을 운운할 정도였다니, 속 빈 강정은 아닌 셈이다.

"사실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특출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그저 학교에서 수업 열심히 듣고 재미있게 영화를 마주하는 예비 영화인이었죠. '섹스킹'도 그랬어요. 좋은 평도, 상도 받았지만 그게 제가 뛰어나서 받을 수 있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영화는 한 명이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부족한 걸 채우고 거기에서 발전하는 게 영화니까요. 제가 인복이 많아요. 흐흐. '섹스킹' 때도 '패션왕'도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서 가능했던 일들이죠."

영민한 리더는 주변 사람들마저 챙길 때 그 능력치가 최대로 발휘된다. 그런 점에서 신주환은 학생일 때나, 데뷔한 지금이나 참 좋은 사람이자 뛰어난 리더다.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식견을 갖춘 준비된 스타다. 설령 훗날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고 할지라도 으스대거나 사리분별을 구별 못 하는 못 어리석은 배우는 되지 않을 것이다.

"상업영화는 '패션왕'이 처음인 데다 큰 역할까지 맡아서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주변 분들의 도움이 정말 컸어요. 다 같이 으쌰으쌰 해주셔서 창주를 무사히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캐릭터에 집중하지 못해 많이 힘들었거든요. 낯가리는 성격이라 잔뜩 얼어있기도 했고 처음 접하는 현장이 무섭기도 했어요. 그때마다 주원, 안재현, 김성오 형 등 다독여주고 응원해줬어요. '나 때문에 망하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덜 수 있었고요. '패션왕'에서 한 명도 고맙지 않은 분들이 없죠. 신인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현장이라 장담해요. 하하."

말 한마디 정성을 다하는 신주환은 '패션왕' 속 창주와는 확연히 다르다. 허당기를 넘어 병맛을 느끼게 하는 창주와 달리 진중하고 속 깊은, 30대를 한 달여 앞둔 군필 성인 남자다. 망가진 모습으로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나 싶었는데 역시나 우려는 기우였다. 걱정할 일이 전혀 아니었다.

"망가지는 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신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만약 이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관객들에게 저라는 배우를 알리고 미래에 믿음을 심어줄 수 있잖아요. 당분간 코믹한 역할만 들어온다고 해도 언젠가는 또 다른 저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왜, 진짜 좋은 배우들에게 '1000가지 얼굴을 가진 배우'라고들 하잖아요. 저도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걸 앞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유해진 선배처럼 순박한 얼굴을 가졌는데 한편으로는 섬뜩한 냉기가 흐르는 것처럼 저도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게 목표에요. 나중에 제가 정말 좋은 배우가 됐을 때 '네가 창주였어?'라며 놀라셨으면 좋겠어요. 관객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여드리는, 그래서 매번 깜짝 놀라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하하."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영화 '패션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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