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 하자' 의원입법 폭증..가결된 법안은 고작 10.3%

이정호 2014. 11. 20.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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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1만2천건 돌파 눈앞 의원발의 비율 93% '최고'

[ 이정호 기자 ] 19대 국회에서 접수한 법안 숫자가 1만2000건 돌파를 앞둔 가운데 전체 법안 중 의원 입법 비율이 9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입법은 크게 늘었지만 가결률은 10%를 겨우 넘어 의원들의 실적 올리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가 출범(2012년 5월30일)한 이후 이날까지 접수한 법안은 모두 1만195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18대 국회가 4년간 접수한 전체 법안 1만3913건의 85%를 넘어선 것이다.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19대 국회는 법안 제출 건수에서 역대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9대 국회 접수 법안 가운데 93.9%(1만1226건)가 의원 발의 법안이었고, 정부 제출 법안은 6.1%(724건)에 그쳤다. 14대 국회의 의원 입법 비율은 35.6%에 불과했지만 15대 국회 58.6%, 16대 국회 76.2%, 17대 국회 85.2%, 18대 국회 87.8% 등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의원 입법은 정부 입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소하다. 법안 발의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정부가 여당 의원에게 법안 제출을 부탁하는 이른바 청부 입법이 증가한 데다 입법 건수를 자신의 의정 활동 증거로 사용하려는 일부 의원이 기존 법안의 내용만 살짝 바꾼 재탕·삼탕 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하면서 의원 입법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9대 의원 입법 중 가결된 원안 또는 수정안은 1156건으로 가결률이 10.3%에 불과했다. 18대 국회의 의원 입법 가결률 13.6%에 비해 3.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법안 대안에 반영되거나 폐기된 의원 입법안은 1669건, 상임위원회 등에 계류된 의원 입법안은 8273건이었다.

국회 관계자는 "매년 단순 폐기되거나 철회하는 의원 입법안이 적지 않은 걸 감안할 때 일부 보여주기식 입법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의원 스스로 무분별한 법안 발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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