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 애인 없다고 답하라'.. 워크넷 면접요령 논란

2014. 11. 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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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손지은 기자]

▲ 고용노동부 성차별적 예상 질문 논란

고용노동부가 구직자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하게 위해 만든 '워크넷'의 면접 모범답안을 보면 여성 구직자에게 성희롱과 관련한 질문에는 "성에 대한 가벼운 말 정도라면 신경 쓰지 않겠고, 농담으로 잘 받아칠 정도의 여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라고 게시돼있다. 현재 이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 워크넷 갈무리

질문: 성희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답: 성에 대한 가벼운 말 정도라면 신경 쓰지 않겠고, 농담으로 잘 받아칠 정도의 여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지나치면 상대방에게 완곡하게 제 생각을 표현하겠습니다.

위 질의응답은 고용노동부가 여성구직자에게 조언하는 면접 '모범답안'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구직자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워크넷' 홈페이지에 위와 같은 성차별적 내용이 버젓이 면접 모범답안으로 올라와 논란이다.

워크넷의 '면접요령' 페이지에는 '여성지원자 연관 질문 및 모범답변'을 따로 마련해두고 결혼· 사회문제·회사와 관련된 총 8개의 질의응답이 게시돼있다. 그중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할 거냐" "커피심부름은 할 것이냐" 등 다소 엉뚱하고 여성구직자를 차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고평법)에 따라 채용 과정의 성차별을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성차별을 인정하는 꼴이다.

"결혼 계획은 물론 사귀는 이성친구도 없다고 답하라"

▲ 성차별적 면접 모범답안 논란

고용노동부가 구직자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하게 위해 만든 '워크넷'의 면접 모범답안을 보면 여성 구직자에게 "구체적 결혼 계획은 없으며,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이성도 없다고 답하라"고 게시돼있다. 현재 이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 워크넷 갈무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이냐"는 면접관에 질문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고,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이성친구도 없다"고 답하라고 조언한다. 이어 "업무를 제대로 할 만하면 퇴사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결혼 예정자나 오래 된 애인이 있을 경우 기업은 채용을 꺼리는 것이 현실"이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또한 "결혼 후, 아기가 태어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육아 제도 등이 없을 경우, 결혼 후 퇴사를 전제로 하고 있는 회사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혼인·출산과 관련해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명시한 고평법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뿐만 아니라 "커피나 복사 같은 잔심부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같은 황당한 내용도 면접 예상 질문으로 등장했다. 이런 질문에는 "커피를 타야 한다면 한 잔의 커피도 정성껏 타겠습니다", "사무실 청소도 할 수 있는데 그건 직장을 소중한 저의 생활공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하라고 안내했다.

그 외 "최근 여성 채용을 보류하거나 고용에 불안을 느끼는 기업이 많으니 참신하고 적극적인 대답을 하라", "최근 성희롱 관련 재판도 많고, 지나치게 예민한 여성 사원에게 곤란을 당한 회사도 있으니 도량을 넓혀서 독자적인 견해를 말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도 있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서 삭제, 경위 파악한 후 조치하겠다"

▲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

고용노동부가 구직자에게 채용정보를 제공하게 위해 만든 '워크넷'의 면접 모범답안에 성차별적 질문이 포함돼있어 논란이다.

ⓒ 워크넷 갈무리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14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성구직자에게만 결혼계획이나 육아문제를 질문하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라며 "고용노동부는 워크넷에서 당장 여성구직자 대상 면접요령을 삭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워크넷 팝업창을 통해 여성구직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워크넷 홈페이지에서 '여성지원자 연관 질문 및 모범답변'은 삭제된 상태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외부의 지적을 받고 현재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이며 경위를 파악한 후에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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