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장 앞 롯데팬 절규 "이럴거면 부산 떠나라"

2014. 11. 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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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롯데 자이언츠 분열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선수들의 프런트 운영부장 비판으로부터 촉발된 이번 사태는 CCTV 사찰로까지 번지면서 구단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CCTV 사찰 사건은 프로야구 근간을 흔들만한 대형 스캔들로 번질 조짐이다. 5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한 이번 롯데의 CCTV 감찰 사건에 대해 구단의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대책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구단은 여전히 묵묵무답이다. 그리고 CCTV 사찰을 지시한 인물이 구단 대표이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 달 말부터 롯데 팬들은 거리로 나왔다. 구단의 추락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마음에서다. 처음에는 1인시위로 시작했다가 삭발식을 거쳐 5일에는 사직구장 앞에서 집회까지 벌였다. 롯데 구단 직원들은 집회가 끝날 때까지 퇴근도 하지 못하고 사무실에 있어야만 했다.

롯데 팬들의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건 부산 뿐만이 아니다. 이미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는 1인시위가 한창 벌어졌었다. 이를 지켜본 야구 팬들은 응원하는 구단과 무관하게 롯데 팬들에게 갈채를 보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둔 대구구장에도 패널 하나가 등장했다. 경기시작 1시간을 앞두고 대구구장 중앙출입구 쪽 광장에 사진을 인쇄한 패널을 든 남성이 등장했다. 이 남성은 마스크를 쓴 채 볼라드(차량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장애물) 위에 올라서 패널을 들고만 서 있었다.

한국시리즈는 프로야구 최대 축제다. 자칫 대구구장을 찾은 팬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대구 야구팬들은 '추운데 고생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응원하는 팀을 떠나 힘없는 팬이 묵묵무답 구단에 포기하지 않고 메시지를 보낸다는 점에 동감을 한 것이다.

이 남성은 자신을 "대구에 사는 자이언츠 팬"이라고만 소개했다. 최근 롯데 팬들은 구단을 가리켜 '롯데' 보다는 '자이언츠'라고 부른다. 그 만큼 롯데 그룹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이는 1인시위에 나선 팬의 반응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거리에 나왔다"면서 "나 뿐만 아니라 대구에 거주하는 자이언츠 야구팬들의 마음은 다 같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구단에 무엇을 요구하면서 대구구장 앞에 서 있었을까. 절규하듯 "첫 번째는 롯데한테 이렇게 할거면 차라리 부산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순히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다.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는 구단의 치부, 그리고 팬들의 목소리에도 대답없는 것에 큰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우리도 첫 번째는 힘들다는 걸 안다. 그게 정 안 된다면 이번 사태를 일으킨 프런트 주요인사가 모두 구단을 떠나는 것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음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도 잘못은 있다. 그렇지만 그건 그 다음 물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구단이 나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이면 선수단이 성명서를 발표한지 열흘 째다. 롯데 구단은 지난 달 30일 짧은 사과문 하나만 발표하고 반응이 없다. 현재 롯데 구단 내부에서는 '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니 지금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갈수록 거리에 나서는 팬들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cleanupp@osen.co.kr

<사진> 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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