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 아파트, 비싸서 안 산다?
재개발 아파트, 서울 신규 분양 30% 이상 차지
가격 경쟁력 저하로 청약 경쟁률 낮아져
2014-11-04 17:41:01 2014-11-04 17:41:01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며 인기를 구가하던 서울 재개발 아파트가 금융위기 이후 맥을 못 추고 있다.
 
공급은 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청약에서도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서울 재개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평균 1.8대1로 재개발 외 아파트 경쟁률인 6대 1을 한참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재개발 아파트는 연간 1만 가구 이상 물량을 공급하며 신규 아파트 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택지지구나 개발 토지가 많지 않은 서울의 특성상 아파트 공급은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 간 재개발 아파트 분양 비중은 서울 전체의 36.4%를 차지했다. 특히 뉴타운 지구지정이 많았던 한강이북 지역은 재개발 아파트 공급이 76.8%에 달했다.
 
하지만 재개발을 통해 서울에 분양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09년 9.8대 1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2011년부터는 재개발 외 아파트에 비해 청약 성적이 뒤쳐치는 것은 물론, 격차 또한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 (자료=부동산114)
 
이렇게 서울 재개발 아파트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재개발 아파트와 재개발 외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서울 재개발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932만원으로 재개발 외 아파트 2483만원에 비해 552만원 낮았다. 이러한 현상은 재개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2010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청약경쟁률이 역전된 2011년부터는 재개발 아파트와 재개발 외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거나 오히려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았다.
 
◇ (자료=부동산114)
 
지난 2011년과 지난해에는 재개발 아파트 분양가가 재개발 외 아파트보다 각각 3.3㎡당 161만원, 121만원 높았고, 재개발 아파트가 분양가가 재개발 외 아파트보다 낮았던 2012년과 올해에는 100만원 미만의 차이만을 보였다.
 
즉, 이전의 재개발 아파트는 서울 시내 새 아파트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로 인해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가격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지고 재개발 사업장 입지 못지 않은 강남권 택지지구와 마곡 도시개발 사업 등에서 신규 분양이 이뤄지면서 재개발 아파트가 점점 외면받게 된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올해 주택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시점을 연기하던 재개발 아파트 사업장들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며 "보금자리지구나 마곡, 위례와 같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신규 아파트 분양이 당분간 많지 않은 만큼 재개발 아파트가 과거와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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