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윤회, 檢 1차조사때 역술인 언급 안해.. 석연찮은 의혹

입력 2014. 11. 1. 03:02 수정 2014. 11. 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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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당일 서울 집에만 있었다"
2차 조사때 통화기록 들이밀자.. "잘 기억 안나" 말바꿔 만남 시인

[동아일보]

세월호 당일 정윤회가 찾아간 역술인 집

'비선 실세' 의혹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방문했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주택. 정 씨는 이 집에서 16년 지기인 역술인 이모 씨를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秘線) 실세'로 지목받아 온 정윤회 씨(59)가 검찰의 1차 조사에선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역술인 이모 씨(57)를 만났다고 얘기하지 않았다가 관련 증거가 나오자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정 씨가 한 달에 한두 번 만난다는 이 씨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숨겼는지, 또 다른 배경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당일 박 대통령이 정 씨를 만나고 있었다'고 암시하는 기사를 써 박 대통령의 '7시간 논란'을 증폭시킨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 사건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보도 내용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8월 초 정 씨를 참고인(피해자) 자격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때 정 씨는 "4월 16일엔 서울 강남의 집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그 후 검찰이 정 씨의 휴대전화 통신기록이 잡힌 기지국을 추적한 결과 정 씨의 진술과 달리 그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통화한 기록이 나타났다. 검찰은 정 씨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증거를 설명했고 그제야 정 씨는 "평창동에서 이 씨를 만나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전화 통화로 이뤄진 검찰 조사는 2차 진술조서로 작성됐고, 검찰은 관련 증거를 보완한 뒤 정 씨를 상대로 3차 전화 조사를 한 뒤 조사를 마무리했다.

정 씨는 1차 조사에서 이 씨를 만난 사실을 얘기하지 않은 데 대해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라고 검찰에 해명하면서 자신의 통화기록 추적에 적극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박 대통령과 자신의 행적을 놓고 격렬한 정치적 공방이 오갔고 일본 언론이 고발돼 외교 문제까지 불거질 우려가 나오던 상황에서 그날 자신이 뭘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이 씨는 10월 30일 본보 기자와 만났을 때 "4월 16일 정 씨와 함께 세월호 침몰에 관해 얘기하며 걱정을 했다"고 말해 정 씨로서는 그날 자신의 행적을 쉽게 잊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씨는 2006년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형의 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데다 최근에도 "정 씨와 청와대를 내세워 이권 청탁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나온 상황이어서 정 씨가 이 씨와의 만남을 검찰에 밝혀선 안 되는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우열 dnsp@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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