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한반도 평화 국제회의'] "분단 고통 마침표 찍도록 응원" 남북화해 노력 큰 박수

입력 2014. 10. 31. 23:30 수정 2014. 10. 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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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사무국 지지 열기 후끈

31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국(UNOG) E39 빌딩 12번 회의실.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모인 유엔·평화·안보 관련 전문가 120여명이 내뿜는 열기로 회의실이 후끈 달아올랐다. 이들은 경기도와 세계일보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대화와 이해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한 국제 세미나에서 다양한 제언을 쏟아냈다.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회의가 진행돼 회의장은 '미니 유엔' 회의를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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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한반도 상황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며 패널들의 기조 발제가 끝날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패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청중들은 일부 패널이 남북한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동북아 안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남북한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 유엔 제5사무국을 유치하자고 제안하자 큰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이번 회의에 참석한 김희겸 경기 부지사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및 유엔 제5사무국 유치 의미와 경기도의 유치 의지를 직접 영어로 발표했다.

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에서 날아온 한 남성 참석자는 김 부지사에게 "현재 남북한 주민이 동·서독 주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풀뿌리' 수준의 민간 교류가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김 부지사는 경기도의 직간접적 대북 지원 활동을 소개하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일반 시민 차원의 교류와 왕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남북한 주민 간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그런 뒤 "얼마 전에도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대북 전단(삐라) 문제로 인해 남북한 간 갈등이 빚어졌고 한국 정부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DMZ 내 유엔 제5사무국 설치와 남북 통일 문제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내놓기도 했다.

몰타 의원 출신인 노엘 파루자는 "남북한 통일 방안이 다르고 충돌하는 지금 시점에서 남북한에 필요한 것은 '정직한 브로커'같다"며 "분단의 고통을 알고 평화로운 통일방안도 마련할 수 있는 정직한 브로커가 나타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루자 전 의원은 남북한 신뢰 구축 방안에 대해 "남북한은 대화를 통해 신뢰의 벽돌을 차근차근 쌓아 나가야 한다"며 "유엔과 한반도 이해관계국, 그리고 전 세계가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지역으로 남아 있는 남북한이 군비 경쟁에 마침표를 찍고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한다"고 국제적 지지를 호소했다.

일반 방청객 중에는 이번 회의를 통해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인 이들도 많았다.

스위스 출신의 여성은 "남북한이 통일을 이야기하려면 우선 서로 대화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여주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며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두 나라가 아직까지 분단국가라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여성은 "한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 모습은 경이롭다"며 "그동안 서울이라는 도시만 알고 있었는데 경기도를 대표하는 패널이 유엔 사무국 유치를 호소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으며 방청객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토론을 경청했다.

제네바=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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