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건강 찾는 '산림 치유'..앞으로 과제는?

정성호 입력 2014. 10. 29. 21:39 수정 2014. 10. 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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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이렇게 숲 속을 거닐며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걸 산림욕으로만 인식했는데요.

숲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부작용 없는 치료약'이죠.

최근 그 치유 효과도 부쩍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숲을 통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산림 치유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늘로 쭉 뻗은 편백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뤘습니다.

산들 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면 마음이 맑아집니다.

<녹취> 추은혜(초등학교 2학년) : "기분이 아주 좋아져요. 화 났던 마음도 없어지고..."

아토피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는 8살 은서.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부터 피부 발진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녹취> 이은서·장행순(아토피 치유 참가자) : "많이 붉어지고 긁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런 것들이 피부가 많이 진정이 되고."

<녹취>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숲에서 몸을 푸는 이들은 암 환자들입니다.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져도 마땅한 방법이 없었던 이들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위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녹취> 한영택(산림치유 참가자) : "행복감이 들어요. 명상도 잠겨보고 이러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지고"

5년의 항암치료로 우울증까지 생긴 이 60대 여성도 숲에서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녹취> 황외석(산림치유 참가자) : "마음이 즐거우니까 그냥 우울증이 없어지고,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느낌..."

이처럼 숲에서 운동과 명상 등을 하며 질병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녹취> 최효정(산림치유지도사) : "(몸) 안에 있는 나쁜 것들을 버리고, 숲에서 나오는 좋은 것들을 담아간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면역력이 증가되는 거죠."

휴식 공간으로만 여겨졌던 숲이 치유의 장소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산림치유' 의학적 효과는? ▼

'둘레길'이나 '올레길'처럼 걷기 좋은 길들이 늘면서 도보 여행에 나서는 분들 많은데요.

한 발 더 나아가 이젠 숲 속에서 건강을 다지는 '산림 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런 숲길에선 도심보다 인지 능력이 3% 향상되고, 긴장이나 우울, 피로 등 부정적 기분은 71%나 줄어듭니다.

나무에서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나오는데요.

이때 뇌에서 알파파가 증가해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숲의 치유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습니다.

유방암 수술을 한 회복기 환자에게 산림 치유를 적용했더니 면역 세포수가 39%나 증가했습니다.

또 천식이 있는 어린이의 경우, 숲 속에선 폐기능이 5% 좋아진 것은 물론 염증도는 10% 가량 낮아졌는데요.

아토피 발진도 34% 호전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런 효과에 주목해 5년 전 '치유의 숲'이 처음 도입됐습니다.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 전남 등지에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치유의 숲은 5곳에 이르는데요.

우울증이나 고혈압 환자 등을 상대로 치유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0년 7만6천명에 불과했던 이용객은 지난해 78만여 명으로 10배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수요나 관심은 폭발적이지만, 아직 시작 단계라 과제도 많습니다.

산림치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김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동네 숲 활용…전문성 강화해야 ▼

<리포트>

독일의 숲 치유마을, 흙 위를 맨발로 걷는 길을 비롯해 전국에 3백70여 곳이나 돼 독일 국민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녹취> 사비네 마이어(체험객) : "발바닥으로 다양한 물질들을 만져보는 새로운 느낌이죠. 활력 회복에 아주 좋습니다."

국토의 70%가 산림인 우리나라도 최근 산림청 주도로 산림치유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70% 이상이 사유림이라 공적 활용에 한계가 있습니다.

치유 효과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보다 정확한 의학적 검증과 표준화한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녹취> 권용진(서울시 북부병원장) : "고가의 서비스로 개발되기보다는 동네에서 공공재로 숲이 활용되고, 동네에서 산림치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산림치유지도사 양성 과정엔 중장년층 수강생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현재 정부 공인을 받은 지도사는 백60여 명.

전문인력인 만큼 재교육 등으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녹취> 이성재(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 "약물이나 시술, 수술 말고도 자연을 활용해서 스스로가 질병을 관리하고 재활할 수 있는..."

국민 건강 증진과 질병 치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산림당국과 지자체, 보건소 등 의료기관이 협업해 접근성을 높이는 게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정성호기자 (andreas@kbs.co.kr)

김세정기자 (ma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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