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세대 어린이는 놀이터 사용 금지' 논란

노유진 기자 2014. 10. 28. 20: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임대세대와 분양세대가 시설물 사용을 두고 갈등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임대세대 아이들을 놀이터 이용대상에서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생생리포트, 노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놀이터 미끄럼틀에 붙어 있는 공고문입니다.

이용대상자에 '아파트 거주 어린이'로 적혀 있는데, 같은 단지 내 임대아파트인 301동만 빠져 있습니다.

[임대 아파트동 거주자 : 기분 나빴죠. 그거 보고. 왜냐면 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솔직히 임대라는 거 빼고는 같이 다 사는거 잖아요. 301동만 딱 빠져가지고 기분 안 좋았어요.]

관리소는 놀이터 시설 유지보수 비용을 분양세대의 관리비로 충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분양 아파트동 관리사무소 직원 : (놀이터) 보수를 하고 아파트 관리비에 부과를 하는데, 돈을 3단지(임대아파트) 같은 경우 우리 아파트 쪽에 관리비를 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주민들의 속내는 달랐습니다.

[분양 아파트동 거주자 : 임대아파트 애들이 너무 험하게 쓰고…한밤중에 와서 막 떠들고 난리피우고. 여기 애들은 저녁에는 거의 들어가는데…]

지자체는 재산권에 관한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마포구의 주상복합건물에서는 임대세대 입주민들이 운동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대세대 주민 : 임대 사람들은 (시설)이용을 아예, 못하고. 돈을 낸다고 해도 못쓰고…]

역시 시설건립비용이 분양비용에 포함돼 있어서 소유권이 분양세대에만 있는 겁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2009년부터 아파트 내 시설과 관리비를 통합하는 '소셜믹스' 단지를 도입했습니다.

[최경주/서울시 주택정책과장 : 분리됐을 경우에는 임대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어떤 사회적 배제라던가 소외의 문제 같이 통합시켜 가지고 같은 동에, 아니면 같은 층에서도 서로 이렇게 분양아파트, 임대아파트가 배치될 수 있게.]

그런데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 아파트 단지는 관리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임대세대와 분양세대 간에 의견차이가 생겨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심교언/건국대학교 부동산 학과 교수 : 임차인의 의견도 받고 그 다음에 공공기관 의견도 받고 그리고 제삼자가 그걸 한번 조율하는 그렇게 해서 종합된 의견으로 나가는 게 좀 필요하지 않을까 보입니다.]

소셜믹스 정책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 섞여 살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공감대나 합의 없이 추진되면 오히려 갈등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정상보,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이준영)노유진 기자 knowu@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