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안 켜고 기어중립 상태로 비탈길 내려가면 음주운전일까?

2014. 10. 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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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찰교육원, 사례정리 책자 펴내

집에서 술을 마시던 ㄱ씨는 집 앞에 세워둔 차를 빼달라는 이웃주민의 전화를 받았다. ㄱ씨는 언덕길에 세워져 있던 차의 시동을 걸지 않고 기어를 '중립'에 놓은 채 비탈길을 내려왔다. 반면 ㄴ씨는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은 마신 뒤 자기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기어를 '주행'으로 바꿨지만 술기운이 올라와 브레이크를 밟은 채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경찰이 ㄱ씨와 ㄴ씨를 봤다면 누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을까? 차에 시동을 건 ㄴ씨는 단속에 걸리지만, 차를 몰았더라도 시동을 걸지 않은 ㄱ씨는 처벌받지 않는다. 차가 움직이지 않았어도 시동을 걸어 운전을 할 의사를 보였다면 처벌받지만, 시동 자체를 걸지 않았다면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현직·신임 경찰 전문화 교육을 하는 경찰교육원은 현장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음주운전 사례와 단속 방법 등을 정리한 <음주음전 수사론>을 펴냈다고 24일 밝혔다.

자동차 시동을 걸고 기어를 주행으로 놓기만 하면 차가 움직이지 않아도 운전한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운전을 할 의사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히터를 틀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자기도 모르게 잠든 운전자가 자신도 모르게 기어를 움직여 차를 조금이라도 이동시킨 경우에는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판결이 있다.

음주단속 경찰관은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기 전 반드시 운전자가 맑은 물로 충분히 입안을 헹구도록 해야 한다. 운전자가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경찰관은 10분 간격으로 세 차례 측정을 요구한 뒤, 세번째 요청을 거부하면 측정거부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

음주운전 단속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호흡 측정기의 결과가 미심쩍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는 경찰관에게 바로 채혈 측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30분 이내에 해야 한다. 1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채혈 측정을 하겠다는 운전자 요구를 거부한 경찰관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례가 있다.

운전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내용도 있지만, 이 책은 경찰 내부용이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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