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안한 열차' KTX산천, 5년간 405건 제작 결함

입력 2014. 10. 22. 08:40 수정 2014. 10. 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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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점적 지위' 현대로템이 납품

늑장 납품에 수출 차량 결함도

국내 철도차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는 현대로템이 코레일에 납품한 열차에서 최근 5년간 모두 521건의 제작 결함이 드러났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국산 기술로 달리는 '케이티엑스(KTX)산천' 등을 제작하는 업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현대로템 납품 차량에서 모두 521건의 결함이 발생했다. 연도별로 2010년 72건, 2011년 125건, 2012년 101건, 2013년 154건이다. 올해는 8월까지 69건에 이른다. 전체 521건의 결함 가운데 156건은 개선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달리던 열차가 멈추거나 탈선하는 등 잦은 고장으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던 케이티엑스산천 열차 240량에서 405건의 결함이 발견됐다. 프랑스 알스톰이 설계하고 국내에서 제작된 '케이티엑스-Ⅰ'의 경우, 케이티엑스산천의 4배에 가까운 920량의 열차에서 516건의 결함이 발생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레일은 현대로템을 상대로 케이티엑스산천의 제작 결함으로 발생한 사고와 회사 가치 하락에 대해 30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늑장 납품'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열차를 약속된 기한 안에 납품하지 못해 코레일 쪽에 5차례에 걸쳐 모두 1369억여원을 배상한 바 있다. 수출 차량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철도청은 현대로템에서 납품받은 최고 시속 160㎞급 열차 10편에서 결함이 발생해 지난 2월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1999년 설립 이후 모두 2024량의 열차를 코레일 쪽에 납품해 4조2332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는 외환위기 사태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의 철도차량 생산 부분이 합병돼 출범했다. 이전에는 업체들 간 경쟁이 이뤄졌으나, 통합 이후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코레일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현대로템 출범 이후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 1398량 모두를 현대로템에서 구입했는데, 이 중 경쟁입찰이 이뤄진 것은 152량에 불과하다.

박기춘 의원은 "철도차량 생산 시장이 독과점 체제이다 보니 심각한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다. 낮은 기술력과 잦은 하자로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납기 지연 등으로 공기업에 손실을 끼쳐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독점 체제를 견제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기술 개발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납기일을 촉박하게 제시하거나 여러 차례 설계 변경을 요구해 충분히 시운전을 하지 못하게 한 코레일에도 책임이 있다. 애초 정부에서 합병을 주도한 것인데, 이제 와 독점이라고 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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