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컴백 김기하, 그의 귀환이 반가운 이유
지앤지프로덕션 제공 |
K-POP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음악의 질을 놓고 봤을 때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실 대중음악의 황금기를 이야기할 때 1990년 대를 빼놓을 수 없다. 음반 판매량도 많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천편일률적인 요즘 가요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아날로그 정서에 디지털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뤄졌다. 특히 변진섭, 신승훈 같은 맑고 고운 미성의 가수들과 임재범, 박상민 같은 거친 허스키한 보이스를 가진 가수들이 골고루 대중의 받은 시기였다.
그 중 허스키한 보이스는 남자의 가슴을 울리는 데 남성성이 거세된 오늘 날에는 좀처럼 나타나기 힘들다. 한국 대중음악의 아날로그 정서가 극에 달했던 1990년 대에는 남성미를 발산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이른바 터프가이들의 전성시대였다.
당시 가요계 터프한 보이스를 꼽자면 '이 밤이 지나면' 임재범, '멀어져 간 사람아' 박상민, '슬픈 언약식' 김정민, 남성듀오 녹색지대의 멤버 권선국 그리고 '나만의 방식' 김기하다. 이들이 활약했던 1990년 대는 가요계에 마초 기운이 넘쳐났다.
특히 김기하의 '나만의 방식'은 겁없는 청춘의 마음을 표현한 가사를 김기하의 터프한 보이스로 풀어낸 노래다. 아직 남자가 되지 못한 소년들이 갖고 있는 미숙하지만 그래서 아름다운 청춘의 정서를 풀어낸 노래로 1990년대 소년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아직 세상이 날 버린건 아니야' '거친 사막에 피어난 푸르른 선인장처럼 불꽃같은 삶을 살고 싶어 나만의 방식으로' '낡은 청바지에 운동화라면 세상 끝까지 가겠어' '모진 현실이 파도처럼 밀려와도 아무 두려움도 갖지 않아 약해지지 않아'라는 가사는 남자의 허세도 멋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남자가 된 소년의 마음을 울렸던 김기하가 13년만에 새앨범 '보길도'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김기하가 갖고 있는 거친 남성미를 덜어내고 편안하고, 다정하게 팬들의 마음을 적신다.
김기하의 컴백이 반가운 이유는 남성다움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목소리만으로 소년과 남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의 귀환이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음악에 지친 음악팬들에게 진정한 아날로그 감성을 전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 김기하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여창용 기자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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