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20일 오후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지난달부터 이어온 파업 찬반투표 무기한 연장 방침을 철회하고 22일 오후 5시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곧바로 개표에 돌입키로 했다.
노조규약 상 파업이 가결되려면 1만8000여명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최종 개표 결과는 22일 오후 10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이 같은 결정은 파업 찬반 투표가 장기화되면서 노조 내부에서 비교적 온건노선인 현대중공업 현장조직인 노동자민주혁신투쟁위원회(노민투)측은 최근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개표해 조합원의 생각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노조 집행부는 파업 찬반 투표의 무기한 연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흘러 나오면서 내부갈등 으로 이어절 조짐을 보이자 시급히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또 이날 부터 현장교섭위원 수련회를 열어 오는 27일 이전에 교섭이 재개될 수 있도록 교섭일정 조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이 투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투표 마감시한을 무기한 연장한 바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그동안 40여 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는 현대중공업 그룹 3사 노조의 공동 요구안인 통상임금 확대를 비롯해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을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지난달 1일 열린 35차 교섭에서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생산성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정기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2015년부터 정년 60세 확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 및 노조휴양소 건립기금 20억원 출연 등의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측은 이를 거부하고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권오갑 사장이 직접 지난 2분기에 창사이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노조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한편 대규모 임원 감축 등 강도 높은 내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경영위기 극복에 노조측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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