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 입고 이동 중 전화 금지" 논란

박상준 2014. 10. 15.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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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입은 채로 공공장소 이동 중 전화사용 금지한다. 커피 등 음료수를 들고 다니며 마시면 안 된다.

대한항공이 최근 객실승무원 전용 게시판에 올린 지시 사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직원들은 '유니폼 입은 채로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고, 법조계에서는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번 달 객실승무원들에게 '유니폼 착용 시 국내외 면세점 출입금지 및 공공장소 예절 준수'라는 이름의 특별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공항 전 구역, 버스, 엘리베이터, 기타 공공장소에서 언행을 주의하라"는 지시와 함께 ▦국내외 면세점, 공항 내 쇼핑몰이나 상점 출입 ▦공공장소 이동 중 전화사용 ▦커피 등 음료수 들고 다니며 마시는 행위 ▦차량 운행 많은 지역에서 이동 중 전화, 문자, 인터넷 사용 등 유니폼 착용 상태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한 대한항공 승무원은 "신입사원 연수나 직원 교육 때 유니폼 입었을 때 몸가짐을 바로 하라는 수준의 언급은 있지만 이번에는 그 이상"이라며 "사규에 따라 의무적으로 유니폼 입고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전화통화, 인터넷 이용, 쇼핑까지 하지 못하게 하면 도대체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또 다른 대한항공 승무원은 "심지어 객실팀장들은 문제가 생기지 않게 유니폼을 입고 공항 내 식당에서 밥 먹는 것까지 자제하라는 지시를 여러 차례 하고 있다"며 "유니폼을 입은 채로는 항공기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라는 얘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해우의 박형수 변호사는 "회사는 회사의 이미지를 고려해 직원들의 근무 태도를 어느 정도 규율 할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조치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10조 행복추구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는 국가(고용노동부 등)가 나서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니폼을 입은 상태에서는 회사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글로벌 명품항공사 직원으로서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방침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박나연인턴기자(경희대 호텔관광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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