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불편한 고민'..생리대 가격 거품 논란

입력 2014. 10. 13. 07:01 수정 2014. 11. 18. 13: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춘천=뉴시스】박혜림 기자 = 한 달에 한 번 가임기 여성에게 찾아오는 불청객 '그날'은 유독 여성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게다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여성용품 생리대의 가격이 경제적 부담 요소로 작용하면서 여성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생리대 브랜드 H사와 W사의 (36개입 중형 기준) 생리대 가격은 평균 6000~9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생리대 시장에 불어닥친 '프리미엄 마케팅'의 여파로 유기농 생리대나 생약 성분이 함유된 기능성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1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생리대가 등장하기도 했다.

가임기 여성들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생리를 하는 기간은 대략 40년으로 반평생을 쓰는 생리대의 양만 1인당 약 1만2000여개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 생리대가 비싸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지만 여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평소 생리대의 높은 가격으로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김모(44·여)씨는 "안 쓴다고 안 쓸 수 있는 제품이 아닌 생리대의 높은 가격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한방이니 유기농이니 가격만 비싸고 가격만큼 이렇다 할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스럽다"라고 답했다.

초경 시작 후 2년 정도를 지내왔다는 여고생 백모(17·여)양은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2000원 정도(16개입 중형 기준)만 되도 부담을 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비싼 가격의 생리대에 얽힌 안타까운 사연 하나가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의 작성자는 첫 월경을 하게 된 시기, 막노동 일을 하는 부친과 근근이 살아오던 터라 생리대 가격이 이만저만 부담이 아니었고 남몰래 비싼 생리대 가격에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으로 어린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고가 생리대에 불만을 제기하는 동시에 무능한 여성부 당국을 향한 따끔한 질타의 댓글이 쇄도했다.

이처럼 비싼 생리대의 가격은 나이를 막론하고 가임기 여성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한방 성분이나 생약 성분이 포함된 기능성 생리대가 고가에 판매되고 있지만 실상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생리대의 위생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안전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 1월 한 유명 업체의 한방 생리대에서 청 테이프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먹는 식품만큼이나 여성들에게 생리대의 위생문제가 민감하게 작용하는 부분이기에 논란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았다.

춘천 여성민우회 최정희 활동가는 "생리대의 높은 가격에 불만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민우회에서는 생리대 부가세 면세를 주장해왔다"며 "여성 신체 구조상 당연히 쓸 수밖에 없는 생필품이라는 점을 기업에서 되려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높은 가격으로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일회용 생리대 대신 유해성이 적고 환경보호 차원에서 혹은 경제적인 부분을 감안한다면 면생리대의 사용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hlpar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