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 쫓아낸 '나라사랑 교육' 어떤 내용이길래

하세린 기자 입력 2014. 10. 10. 20:51 수정 2014. 10. 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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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14국감] 북한 인권실태 적나라한 묘사.."폐쇄성 넘어야만 군개혁된다"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the300][2014국감] 북한 인권실태 적나라한 묘사.."폐쇄성 넘어야만 군개혁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기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시작부터 '나라사랑 교육'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로 국감 질의는 미뤄졌다.

국가보훈처가 만든 '나라사랑 교육'은 안보 교육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우편향적인 내용을 많이 담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대선직전에도 대선개입 의혹을 샀다.

국방부는 2011년 3월 교육부·한국교총과의 업무협약(MOU)을 기초로 학교·단체의 요청이 있는 경우 '나라사랑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장병을 대상으로 만든 동영상이 이미 500명이 넘는 초등학생들에게 상영됐다는 것.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영상은 한 여성에 대한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 손을 뒤로 묶는 비둘기 고문을 받다 피를 흘리는 두 사람, 공중 매달리기 고문에 피 흘리는 사람 등의 장면이 나온다.

한민구 국방장관 역시 "초등학생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상을 언제 어디서 무슨 방법으로 공개할지를 두고 실랑이는 계속됐다. "이미 초등학생들에게 공개됐고 기밀사항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자료제출을 해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한 장관은 "얼마든지 보여드릴 수는 있는데 자료를 제출해 달라는 것은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정책적 판단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결국 오후 질의가 시작되자 법사위 위원들은 보좌진과 취재진을 모두 내보낸 상태에서 해당 영상을 약 10분간 봤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북한 인권참상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를 좀 더 지혜롭게 고민해보길 바란다"며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다. (영상을 만든) 국방정신전력원 수준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김진태 의원이 '나라사랑 교육'을 옹호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한 장관에게 "(영상에) 사실과 다른 게 있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큰 틀에선 북한의 인권에 관한 내용을 다룬 것이어서 틀린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에 "소신을 갖고 처리를 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제 아들이 군대에 가 있다"며 "한 장면만 소개하겠다. 임신부를 낙태하는 장면이 있는데 배부른 임신부의 배 위에 널빤지를 깔고 사람이 막 밟는다. 저는 우리 아들한테 이런 것 보여주기 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려고 하면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우월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양쪽 체제를 비교하면서 우리 체제가 더 민주적이고 발전적이라고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들의 부모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설문조사를 통해 교육 여부를 결정하라는 제안도 했다.

어차피 공개장소에서 논의할 것이었다면 기자는 왜 내보냈을까. 한 장관은 이날 여야 의원들 모두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에 대해선 "적시에 언론에 브리핑했으면 이렇게 참담한 결과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비판을 샀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에겐 "장관의 인식이 그정도 밖에 안되는 게 큰 문제"라는 소리도 들었다.

이춘석 의원이 지적한 내용이다. "사단장 성추행 사건 등 가장 중요한 원인이 군의 폐쇄성에 있다. 뭔일이 있으면 우리만의 문제라고 해서 공개하지 않는다. 폐쇄성을 넘어야만 군이 개혁된다." 이 말을 내년 국감장에선 듣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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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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