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때 낸 추사집' 72세 식견으로 전면 재구성

신세미기자 2014. 10. 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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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낸 최완수 민족미술연구소장

조선후기 학자이며 서화가인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글과 작품을 담은 '추사집'(秋史集)이 처음 번역 출간된 것은 1976년이다. 당시 30대 초반의 젊은 미술사학자 최완수(72·사진)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소장은 추사의 시문집들 중 '완당선생집'을 토대로 서(書)·화(畵)·금석(金石)에 관한 부분을 중심으로 '추사집'을 선보였다. 번역의 저본이 추사 집안 후손인 김익환(金翼煥·1898∼1978)이 1934년 펴낸 '완당선생전집'이다.

그후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며 미술관 소장품을 연구하고 전시하며 추사의 생애와 작품을 연구해온 최 소장이 거의 새 책 수준으로 재구성한 개정판을 내놨다.

서론, 화론, 금석학, 경학·불교학, 서한문 별로 추사의 사유와 예술세계를 담아낸, 추사연구의 명저 '추사집'이 초판 이후 38년 만에 새롭게 선보였다.

"추사의 한문이 워낙 어려워 그때는 최선을 다했지만 초판이 마음에 흡족하지 않았다. 확 달라진 식견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역자는 추사의 연보를 상세하게 작성해 일생을 일목요연하게 밝히는 한편, 주를 많이 보충했다. 글씨 부분엔 가능한 많은 원본 사진을 찾아 도판을 갖췄다.

40년여 추사 연구를 종합적으로 마무리짓기 위해 2009년 겨울 이후 후학들과 16여회 교정과 보충을 거쳐 초판의 미진했던 내용을 바로잡고 보완했다. 초판은 393쪽 분량이었으나 개정판은 곱절 가까운 768쪽으로 늘었다.

'추사집' 원문의 원본도 도판으로 싣고, 본문과 주에서 인용된 비문, 법첩의 사진도 실었다. 초판에 없던 해제논문 '김추사의 금석학'과 더불어 추사가계도가 더해졌다. 연보의 큰 틀에 시대상황과 가족·교우관계, 정치상황, 청나라 문사들과의 교유사실, 그리고 고증학관, 추사체의 성립과정 등에 대한 관련사실을 상세히 더했다.

본문 원고가 200자 원고지 2200장이고 연보가 192장, 도판이 44종 96장에 이른다.

추사 김정희와 겸재 정선을 비롯해 '진경산수' 연구를 이끌어온 '간송학파'의 중심인물인 역자의 나이가 어느새 70대. 초판 때 21세 미술사학도로 원고 정리를 도맡았던 정병삼 씨도 현재 숙명여대 교수로 올해 환갑이다.

초판과 개정판의 출판사는 동일하지만 출판인은 현암사 창업자인 조상원-근태 부자가 작고한 뒤 3대인 조미현 사장으로 바뀌고, 출판과정에서 3대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최 소장은 추사체를 창안하고 진경문화의 정점을 보여준 추사연구의 새 과제로 "추사체의 변천에 집중하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최 소장을 주축으로 하는 이른바 '간송학파'들이 진경문화론을 탐구한 논총집 '진경문화'도 현암사에서 동시에 나왔다. 최 소장의 후학들인 정병삼·백인산 씨 등 학자 18명의 글을 한데 모았다.

한편 책 출간과 더불어 고정한·서용선·이기영·정종미 씨 등 미술작가 40여 명이 참여한 '가헌 최완수 선생님 헌수전-아름다운 집에 모인 부끄러운 사람들' 전시가 서울 아라아트센터에서 7일까지 열린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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