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충전] 다이어트·집중력 향상..'씹기'의 힘

모은희 2014. 9. 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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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밥 먹을 때 어른들은 꼭꼭 씹어먹으라고 하시잖아요.

여러분 식사 꼭꼭 씹어 드시나요?

생각보다 이게 참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밥 굉장히 빨리 먹잖아요.

특히 군대 다녀오면 더 그렇게 된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사실은 음식물을 씹는 것도 하나의 운동이라고 해요.

자세한 얘기는 모은희 기자가 해드릴 겁니다.

오늘 씹기 운동에 대해서 알려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한 대학병원에서 우리나라 성인 8700명의 식사 습관을 조사했는데요.

밥을 15분 이내에 먹는 사람이 9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려면 20분은 걸리기 때문에 빨리 먹을수록 많이 먹기 쉽거든요.

천천히 잘 씹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 효과가 상당합니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도 잠시 껌을 씹어보세요.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잘 씹으면 왜 건강해지는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입 안의 음식물을 잘게 부숴, 영양분이 몸 속으로 잘 소화될 수 있게 돕는 행동.

바로 저작 능력으로도 알려진 씹기인데요.

무심코 해 왔던 이 동작에 건강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껌을 씹어도 효과가 있대요.

<인터뷰> 이선아(서울시 노원구) : "잠이 올 때 껌을 씹는 편인데요. 씹으면 잠도 깨요."

<인터뷰> 박형순(충청남도 보령시) : "야구 선수들이 경기할 때 껌을 씹어서 집중력을 높인다고 (들었어요.)"

운동선수들이 자주 하는 껌 씹기.

유명 축구 감독, 퍼거슨 감독도 '껌거슨'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고요.

껌이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이유로, 독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에 껌을 씹는 것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반복적인 행동, 씹기!

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씹으면 학습 효과가 있는 건지, 실험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남녀 두 명에게 6자리 숫자 10개를 5분간 외워보게 한 후 시험을 쳤는데요.

이번엔 껌을 나눠준 뒤, 씹으면서 다시 한 번 다른 숫자로 시험을 보게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확실히 껌을 씹고 나서 더 많은 개수를 맞혔는데요.

<인터뷰> 김지현(경기도 용인시) : "처음에 (실험) 해보니까 껌도 씹고 암기도 해야 해서 잘 안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억이 잘 나고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껌을 씹지 않은 상태와, 껌을 씹은 후 각각 뇌파 비교를 해봤습니다.

<인터뷰> 남연순(본부장/뇌과학 교육원) : "여기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델타파라는 거예요. (뇌파)키가 높게 나타나면서 물결 흐르듯이 죽죽 내려왔죠? 이것은 뇌파의 안정이 조금 덜 됐고요. 이 그래프는 껌 씹은 후의 뇌파인데요. 아까 그래프보다는 델타파가 조금 줄었고요. 물 흐르듯이 불안정하게 흘렀던 뇌파는 조금 사라진 상태예요. 그래서 전의 그래프보다는 조금 안정된 뇌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씹는 행동을 하게 되면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 증가하는데요.

이때 기억력의 중추로 알려진 해마가 활성화 돼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또 씹기는 행복호르몬인 혈중 세로토닌 농도를 20퍼센트 증가시켜 우울증에도 도움이 됩니다.

마음의 안정은 물론, 제대로 씹어 먹으면 몸에도 변화를 가져다주는데요.

이 분은 식습관을 바꾼 후에 다이어트에 성공하셨대요.

<인터뷰> 백원기(경기도 화성시) : "제가 2년 전에는 체중도 100kg 가까이 가고 정말 건강이 안 좋았어요. 지방간도 있었고, 고지혈증도 있었고, 허리디스크까지 왔어요. 그래서 어떻게 다이어트를 할까 많이 고민했었는데요. 그러다가 먹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밥을 허겁지겁 빨리 먹었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거칠고 오래 씹어야 하는 현미로 식단을 바꿨는데요.

식사 시간도 20분 이상으로 늘려 되도록 천천히 밥을 먹었습니다.

느리게 먹는 비결은 바로, 밥 한 숟가락에 30번 정도 씹는 건데요.

밥 한 술에 1분 가까이 걸린 것 보이시죠?

식단과 식습관을 바꿨더니, 몸무게가 30킬로그램이나 줄면서 건강도 되찾았습니다.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에서 조사한 결과, 평소보다 다섯 배의 시간을 들여 최대한 천천히 먹으면 열량 소비는 25배 이상 높아지고요.

체중 60킬로그램인 사람을 기준으로 천천히 먹기만 해도, 1년에 1.5킬로그램을 감량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최민규(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음식물을 천천히, 오래 씹어서 먹게 되면 우리 몸에는 콜레시스토키닌이라는 성분이 나오면서 머릿속에 있는 포만중추를 자극하게 되어 포만감을 일찍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음식을 적게 먹도록 영향을 받게 되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요. 또 천천히 오래 씹어 드시면 음식물을 잘게 썰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소화를 잘하게 되고, 장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건강에 좋습니다."

하지만 많이 씹는다고 무조건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닌데요.

이 분은 턱관절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김승혜(서울시 광진구) : "평소에 딱딱한 음식도 좋아하고,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다 보니까 통증이 심해져서 병원에 오게 되었어요."

환자의 상태가 어떤지 정밀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겉보기엔 차이가 별로 없었지만, 오른쪽에 비해 왼쪽의 턱 뼈가 많이 벌어져 있는 것 보이시죠?

잘못된 씹는 습관으로 인해 턱관절에 문제가 생긴 건데요.

<인터뷰> 정진우(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 "턱관절 장애가 없는 경우라도 한쪽으로 계속 씹게 되면 근육이 발달하게 되면서, 한쪽 근육만 발달하게 되는 안면 비대칭도 생길 수가 있고요. 관절원판질환(디스크)도 생길 수 있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턱관절의 뼈가 파괴되는, 턱관절에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제대로 씹는 법 알아볼까요?

턱의 틀어짐을 막기 위해 양쪽 치아를 골고루 사용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껌은 10분 내외로 씹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를 할 때는 1, 1, 30법칙을 기억하세요.

한 수저를 먹을 때 1초에 1번씩 30번 이상 씹는 건데요.

침 속의 페록시다제가 충치도 예방합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드세요.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습관이 되면 몸이 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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