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의지 꺾는 '암 통증'..다스려야 치료된다

조동찬 기자 2014. 9. 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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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 암 환자의 생존율은 세계 최고입니다. 그런데 통증 관리는 사실상 후진국 수준입니다. 일단 환자 살리는데 치중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통증은 무시해온 셈이죠. 그런데 초기부터 통증관리를 잘하면 암 치료 효과도 더 높아지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김 모 씨는 8년 전 췌장암 말기로 3개월밖에 못 산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게 기적적인 일이지만 그 대가는 적지 않았습니다.

[췌장암 환자 : 살과 살, 뼈와 뼈끼리 서로 당기는 듯한 그런 통증이 와요. 그런 통증이 올 때에는 심하게 왔을 때는 삽으로 퍼내고 싶어요.]

서울대병원 조사결과 암 환자의 76%가 통증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고, 51%는 극심한 통증 탓에 일상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지연/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암 세포를 없애기 위해서 쓰는 약들로 인해서 결국에는 다른 신경세포라든지 중요한 세포들이 같이 영향을 받게 되면서 발생하는 통증이 있죠.]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고 있는데 의사의 손이 환자의 발에 살짝 닿자마자 통증 때문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혈액암 환자인데 암이 다리 신경에 번져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생긴 겁니다.

[백영자/혈액암 환자 : 바늘을 몇 천 개 세워놓고 올라서는 만큼 아프다고 할까. 말할 수 없죠.]

이 환자는 항암제 투여, 골수이식 같은 치료에만 집중하느라 2년 넘게 통증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최근 전기자극 치료를 받고서 통증이 덜해졌고 그 덕분에 하루 두 시간 동안 걷는 운동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상철/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어떤 전기자극이 발생을 하는 거죠. 그 자극을 원래 그 통증이 전달되는 경로에 같이 혼합이 됩니다. 이것이 뇌에는 '나는 통증이 없다'는 정보로 전달이 되는 거죠.]

국내외 연구결과 통증이 줄면 우울증이 나아지고 암 치료 의지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영자/혈액암 환자 : 이 정도만 돼도 그냥 받아들여야지 하는 마음에 받아들이니까 조금 편한 거죠. 그런데 옛날처럼 아프면 못 받아들이죠. 많이 좋아졌죠.]

암 환자는 치료 초기부터 통증과 심리상태까지 통합적으로 관리 받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우기정)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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