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종 칼럼] '워치'냐 '기어'냐.. 스마트워치 관전법

2014. 9. 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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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 전부터 애플이 손목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일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애플은 뜸을 들였고 그 사이 경쟁자들이 먼저 관련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소니의 '스마트워치'에 이어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으며, LG전자는 'G워치', 모토로라는 '모토360'을 공개했다. 이달 초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에서는 삼성전자의 '기어S', LG전자의 'G워치R'을 필두로 관련 제품들이 쏟아졌다.

제품은 많았으나 시장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초기 제품은 완성도가 떨어졌다. 최근에 나온 제품들은 품질이 개선됐으나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가격이 비싸다", "디자인이 나쁘다", "쓰임새가 부족하다"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제기됐다. 어떤 이는 우스개소리로 "아직 애플이 제품을 내놓지 않아서"라는 설명을 달았다. 이 말이 농담만은 아닌 것이 공신력있는 증권가 보고서들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를 애플이 '아이워치(애플워치를 공개하기 전 붙여졌던 이름)'를 출시한 이후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휴대폰의 역사를 아이폰 이전(피처폰)과 이후(스마트폰)로 구분하듯 IT 업계에서는 애플이 웨어러블 기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줄 제품을 깜짝 발표하길 원했다. 그리고 드디어 9월 10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는 '원 모어 씽(one more thing)'을 외치며 '애플워치'를 공개했다.

일단 제품 발표 현장에 있었던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이같은 반응이 일반 소비로 이어질지는 내년 초 정식 발매 때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있다. 애플은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를 분명히 '시계'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제품이 쏟아졌고 이들 제품마다 저마다 다른 이름이 붙여진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새로운 IT 기기를 무엇으로 규정 해야 할지 그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만드는 사람들조차 이 새로운 물건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헷갈리는데 소비자들은 오죽했을까?

이 새로운 기기를 개발하던 사람들은 갖가지 시행 착오를 거쳐 최근에는 2가지로 입장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 한쪽은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를 '시계'로 보았고 다른 쪽에선 '제 3의 스마트 기기'라고 주장했다. 먼저의 대표 주자는 LG전자, 후자의 대표 선수는 삼성전자였다. 그래서 LG전자는 제품 이름에 '워치'를 붙였고 삼성전자는 장비라는 뜻의 영어인 '기어(gear)'를 고수하고 있다. 소니도 '스마트워치'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을 보면 시계로 분류하는 것 같다.

양쪽으로 나뉘어 싸우던 중 애플이 선택한 것은 시계였다. 이름뿐 아니라 UI(사용자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전통 아날로그 시계에서 사용하던 용두(크라운)를 그대로 애플워치에 적용한 것만 보아도 애플은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의 미래는 시계에 있다고 본 것이 확실하다. 애플은 단순히 시계가 아니라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운동량을 체크하는 등 몇 가지 재밌는 기능을 집어넣은 똑똑한 시계를 만들었다.

반면, 삼성이 최근 공개한 '기어S'는 디자인 측면에서 2인치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시계보다는 밴드 형태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삼성전자는 약간 투박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보완하기 위해 스와로브스키와 협력해 기어S 전용 스트랩도 함께 선보였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스마트폰 없이 통화하거나 메일이나 메시지 확인을 확인할 수 있는 점 등 애플 워치에 비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초기 선보였던 웨어러블 기기에서 제기됐던 품질의 완성도나 디자인적인 문제들은 이제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하다. 그리고 경쟁업체들조차도 그렇게 기다리던 '애플워치'도 드디어 시장에 나왔다. 이 정도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꽃을 피울 준비는 다 된 듯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만 남아있다.

강희종 산업부 차장 mindl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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