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엔 탑, '타짜' 소굴엔 최승현이 산다

2014. 9. 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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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레이저라도 나올 것 같은 강렬한 눈빛, 스모키 메이크업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현란한 춤을 추면 세계 팬들을 기절시킨다는 빅뱅의 탑(최승현)이다. 섹시한 저음의 보이스로 랩을 쏟아내면 카리스마가 폭발적인 아이돌, 그런 탑이 달라보인다. 힘을 한껏 빼고 능청스러운 대사를 치질 않나, 예능에서도 잘 보여준 적 없던 몸 개그까지 하고 있다.

9월 3일 개봉하는 영화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에서의 얘기다. 탑은 영화에서 '타짜1' 속 고니(조승우 분)의 조카 대길로 분해 열연했다. 2014년의 대길은 과거의 고니에 비하면 아무래도 더 싱싱하면서도 천연덕스러운 느낌이다. 다크한(어둡고 무거운) 면모와 동시에 속내엔 개구쟁이 기질도 숨었다.

무대 위 탑과의 완전한 구획을 짓기 위해 배우 최승현이라 칭한다. 최승현은 이번 영화에서 신세경, 곽도원, 유해진, 이하늬, 김윤석, 오정세 등 쟁쟁한 배우들과 협업했다. 물론 맥을 관통하는 주인공이지만 전편에서 이어진 막강한 존재들,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하기란 녹록치 않았을 터다. 그래도 잘 달렸다. 러닝타임 내내 웃기고 울리며 스크린을 활보했다. 단순히 아이돌 비주얼에 기대 가지 않고 꽤 수려한 연기력으로 승부했다는 데서 더 의미 있다.

영화 초반, 촌스러운 패턴의 셔츠를 입고 중국집 배달부로 등장한 최승현은 의외의 모습에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또 우연히 만난 미나(신세경 분)에게 첫 눈에 반하고 서울로 상경하는 길에 그녀를 찾아가 다짜고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등은 한없이 능글맞다. 서울에 상경해 강남 하우스에 발을 담그는 과정과 타짜로 거듭나는 사연은 속도감 있게 편집되면서도 최승현의 유들유들한 매력들을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또 후반부로 갈수록 최승현의 대길은 위태롭고 무거워지는데, 초반의 가볍고 편안한(?) 연기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 감정의 기폭이 튀지 않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물론 최승현의 연기가 그만큼 이야기의 맥을 잘 짚고 따라갔단 얘기가 된다.

후반부엔 일명 '벗고 칩시다' 장면이 등장하는데 최승현 역시 구릿빛의 탄탄한 복근을 공개, 여성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신세경, 이하늬 등 여주인공들의 노출 연기와 함께 최승현의 비주얼까지 제대로 이용한(?) 철저한 오락 영화의 백미다.

사실 탑, 최승현은 주로 다크한 이미지가 지배적인 아이돌이다. 소속 그룹 빅뱅에서 지드래곤 태양 대성 승리 등 개성 넘치는 멤버들이 각자의 매력으로 사랑을 받는 사이, 탑은 가장 은밀하게 하지만 강렬하게 자신의 성곽을 구축했다. 활동 외엔 특별한 뉴스, 혹은 구설도 없이 조용한 듯 했지만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드는 연기 도전이 꾸준했다.특히 전작들을 살펴보면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의 킬러, 영화 '포화속으로'의 소년병, 그리고 영화 '동창생'의 남파공작원까지 주로 어둡고 진중하다. 빅뱅으로서의 탑이 간직한 카리스마와 일견 맥이 닿는 부분이기도 하다. 눈에 힘을 주고 절제된 말과 몸짓만으로 시청자들이나 관객들을 제압하는 포스가 무대 위에서나 작품 속에서나 주무기로 쓰였던 것.

그래서 '타짜2'는 최승현의 변신이고 새로운 도전이다. 시골 마을 철가방의 청춘, 첫사랑에 목숨 바치는 사나이 순정, 또 타짜로서의 곡절 가득한 인생, 승부사다운 카리스마까지 총천연색 매력을 대방출하며 몸을 던진 연기를 보여줬다. 시크하고 다크한 카리스마, 그 너머엔 더 많은 모습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몸소 입증해냈다.

'타짜2'는 기본적으로 볼거리가 다양한 영화다. 전작에서처럼 화투 기술의 향연이나 화투판에서 뜨고 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사연들이 스피디하게 흘러간다. 빠질 수 없는 여배우들의 매혹적인 노출신이나 강형철 감독의 재기발랄 연출이 빚은 기발한 장면들도 눈을 즐겁게 한다. 김윤석 유해진 곽도원 이경영 오정세 고수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팽팽한 연기 대결 자체가 스크린을 조인다.

그 현란하고 쟁쟁한 판에 최승현이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많은 볼거리들 가운데서도 최승현은 비주얼이나 연기로나 중심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특하다.

issue@osen.co.kr

<사진> '타짜2'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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