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에 못 쓰는 '경시대회 스펙' .. 면접서 말하면 점수?

김기환 2014. 8. 29.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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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부추기는 교육부 지침토익 등 외국어 성적 기재하면 '0점'논술·토론 입상 경력은 써도 돼교육부 "면접은 강제할 수 없어"?대학마다 '스펙' 반영 입장 제각각

고3 정모(18·서울 영등포구)양은 다음달 대입 수시모집 지원을 준비하다 혼란에 빠졌다. 올해부터 교육부가 '외부 스펙'을 자기소개서에 쓰지 못하게 한 걸로 알았는데 담임 교사의 설명은 달랐기 때문이다. 정양은 교외 '외교동아리' 회장을 지내며 멕시코까지 방문할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지만 자기소개서에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웠다. 하지만 교사는 "기재금지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양은 "공인어학성적이나 교외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 교육부가 적시한 내용 외에는 자기소개서에 적는 게 가능하더라"며 "무조건 제출 서류에 외부 스펙을 못 쓰는 것으로 아는 수험생이 많은데 뜻하지 않게 불이익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5학년도 대입 모집정원의 65%를 차지하는 수시 원서접수(다음달 6~18일)를 앞두고 수험생과 교사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외부 스펙'을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에 적으면 0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올해부터 적용하지만 기준이 헷갈리는 데다 허점까지 도사리고 있어서다. 교육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방침에 따르면 공인어학성적과 수학·과학·외국어 경시대회·올림피아드 등 교외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자기소개서 등에 적지 못한다. 하지만 논술이나 토론·한국사 경시대회 등은 금지 대상에 거론되지 않아 수험생들이 어떤 외부 스펙은 기재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판단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외부 경시대회 수상 실적 대신 참가 경력만 쓰는 건 괜찮은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알기 어렵다. 서울의 한 고교 진학부장은 "생물 올림피아드에 참가한 경력만 적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사립대 입학처장도 "수상 실적을 적을 때만 0점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참가 경력을 적는 것은 사실상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자기소개서엔 적지 못하는 외부 스펙을 면접에선 강조하는 게 허용된다. 김철수 서울고 교사는 "장학퀴즈 수상 경력이 있는 학생에게 자기소개서엔 적지 말고 면접에서 얘기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자기소개서 기재금지 대상이라도 면접에서 얘기하는 것까지 0점 처리하도록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학의 적용 방식도 제각각이다. 변혜란 연세대 입학처장은 "외부 스펙을 적든 안 적든 대학에선 전혀 안 보기로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반면 한 수도권 여대 입학처장은 "학생 수준이 고만고만한데 면접에서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이 있다고 하면 뽑는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부 스펙 기재 금지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목고 2학년 김모(19·서울 구로구)군은 "대학마다 각자 주최하는 경시대회 수상자를 우대하는 데다 특기자 전형에선 외부 스펙을 쓸 수 있어 교내 스펙에만 매달릴 순 없다"고 털어놨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도 "현 규정대로라면 외부 스펙을 쌓으면 입시에 도움이 되거나, 적어도 손해볼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도완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시행 첫 해라 사교육 유발 가능성이 큰 항목만 금지했다"며 "대학에서 지침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재정 지원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양재고 부장교사)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은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 입학처에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을 문의하는 게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박은서(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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