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정윤회, 누구인가.. '그림자 실세' 논란 계속되는 미스터리맨

하윤해 기자 2014. 8. 2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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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비선(秘線) 핵심인사로 거론되는 정윤회(59)씨 이름이 또다시 튀어 나왔다. 검찰이 일본 산케이신문의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고발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씨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한 사실(국민일보 8월 25일자 1·6면 보도)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씨는 검찰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국정을 농단하는 비선 실세'와 '억울한 루머의 피해자'라는 양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공통된 의견이 하나 있다. 그가 미스터리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공개적인 활동을 꺼리기에 이런 주장은 증폭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보이지 않는 손' '그림자 실세'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정씨의 이름은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년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의 이름이 은밀하게 나돈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자진사퇴한 문창극 전 국무총리를 추천한 인물도 정씨라는 말이 떠돌았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만만회'의 국정 농단 의혹을 제기했다. 만만회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씨, 정씨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이다.

정씨는 딸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특혜 의혹이 있다는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모씨와의 이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혼 합의 조건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결혼 생활 중에 있었던 일들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이 항간의 의혹을 부추겼다. 정씨는 자신이 박지만씨를 미행했다는 기사를 쓴 한 시사주간지 기자들을 고소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각종 설은 무성하지만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기에 딱 좋은 토양조건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진출했던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를 도왔고, 박 대통령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때 비서실장으로 일했다는 게 거의 전부다.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던 2007년을 전후해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거의 단절됐는지, 아니면 무대 뒤에서 비선으로 움직였는지 여부가 정씨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다.

그의 출신고교도 은밀한 화제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씨가 '서울고를 졸업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서울고 출신 인사들이 약진하면서 정씨의 '비선 인사'설이 파다했다. 국민일보는 59세로 알려진 정씨가 졸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의 서울고 낡은 졸업앨범을 구했으나 정씨의 모습은 없었다. 사정기관 핵심 관계자는 26일 "정씨의 비선 인사설이 있어 그의 학력을 이미 스크린했다"면서 "그러나 서울고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박 대통령이 정계 입문 이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진 '강남포럼'의 실제 관리자였다는 얘기도 있다.

여권에서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도 만난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외대 정외과 이정희 교수는 "의사 결정 과정이 불투명해지면 비제도권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믿는 현상이 있는데, 정씨를 둘러싼 논란도 바로 이런 현상"이라며 "정치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 불신이 계속 쌓이면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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