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서 20대 전자발찌 차고 성폭행 후 도주(종합)
교통사고 조사받고 잠적…휴대용 추적장치 하천서 발견
(광주=연합뉴스) 최종호 최재훈 기자 = 강도를 저질러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찬 20대가 여성을 납치·성폭행하고 달아나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24일 광주경찰서와 여주보호관찰소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오후 10시 30분께 한모(29)씨가 경기도 광주시 탐벌동의 한 골목길에서 귀가하던 박모(22·여)씨를 흉기로 위협해 자신이 몰던 YF소나타 차량에 태웠다.
한씨는 근처의 한 야산으로 차를 몰고 가 박씨를 성폭행하고 체크카드와 현금 5만원을 빼앗은 뒤 이날 오전 0시 24분께 시내 번화가에 박씨를 내려주고 달아났다.
한씨는 40여 분 뒤 광주시내 한 사거리에서 신호를 위반한 택시에 들이받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피해자로 신원확인을 받다가 무면허로 운전한 사실이 드러나 인근 지구대로 이동해 조사를 받던 중 "다친 곳이 아프다"며 오전 1시 28분께 지구대를 나선 뒤 잠적했다.
당시 지구대 경찰관은 교통사고 피해자인 한씨가 피해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자리를 피하려고만 하는 모습을 수상히 여기고 휴대전화로 한씨의 얼굴을 촬영해뒀다.
이후 사진을 본 박씨에게서 한씨가 납치·성폭행 용의자라는 것과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한씨 보호관찰 책임이 있는 여주보호관찰소와 함께 추적에 나섰지만 전자발찌 신호가 잡히지 않아 현재까지 검거에 실패했다.
전자발찌 신호가 오전 1시 38분 마지막으로 잡힌 광주시 송정동의 한 개천에서는 한씨의 휴대용 추적장치가 발견돼 한씨가 지구대에서 나온 뒤 휴대용 추적장치를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휴대용 추적장치를 몸에 지니지 않으면 법무부 관제센터는 대상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없으며 휴대용 추적장치와 전자발찌가 5m 이상 떨어지게 되면 관제센터에 경보가 울린다.
여주보호관찰소의 한 관계자는 "한씨의 신호가 실종됐다는 경보를 확인하고 출동 준비를 하던 중 경찰에게서 한씨의 범죄사실을 전해듣고 함께 검거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씨는 2008년 강도 범행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여주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지난달 30일 전자발찌 6개월 부착 명령을 받고 가석방됐지만 출소한 지 한 달도 안 돼 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무면허 운전은 체포 대상이 아닌데다 사고 피해자여서 붙잡아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지구대 경찰관의 기지로 이 사건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며 "2차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빨리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씨가 교통사고 현장에 두고 간 차량에 대한 감식을 벌이는 한편 광주시내 폐쇄회로(CC)TV 분석과 주변인물 탐문 등을 통해 한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zorba@yna.co.kr,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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