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 산 높고 물 맑은 '청정자연'..떠나기 아쉬워

2014. 8. 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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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아웃도어팀 최현미 기자]

거창의 여름은 유독 청량하다. 시선 닿는 곳마다 우거진 녹음이 보이고 맑은 물은 한가롭게 흐르며 산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산들 불어온다.

과거 조선시대에 거창으로 발령 받은 한양의 관리들은 거창이 외진 곳이라 울면서 내려왔다가 빼어난 경치를 두고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에 울면서 돌아갔다고 전해진다. 한숨 쉬기도 지친 날, 일상에서 벗어나 옛 선비들을 사로잡은 청정한 자연이 펼쳐진 거창으로 떠나보자.

◈ 황산고가마을, 조선 역사와 함께한 '명품' 한옥 집성

경삼남도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에 위치하고 있는 황산고가마을은 한옥 50여 채가 모여 있는 전통한옥마을이다.

황산고가마을은 1540년 요수 신권 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며 '구연재'를 세우고 후학들을 양성한 이후 거창 신씨의 집성촌 마을이 되었다. 이 구연재는 1573년 신권선생이 죽자 사림에서 '구연서원'으로 개칭 하고 이후 조선 영조 때 학자인 황고 신수이 선생이 입향을 하면서 번창하게 됐다.

황산고가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높이 15m에 이르는 느티나무와 담장이다. 이 마을의 담장은 흙과 돌로 만든 토석담으로 지난 1994년 국가등록문화재 제259호로 지정됐다. 흙돌담과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은 마을을 더 운치 있게 만든다.

마을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신씨고가'는 500여년의 역사를 가진 고풍스러운 전통가옥이다. 이 가옥은 지난 1994년 경상남도 민속자료 제17호로 지정됐으며 지난 2012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명품고가'로 선정했다. 현재의 집은 요수 신권 선생의 10세손인 신종삼이 기존 집을 헐고 1927년 다시 지은 것이다.

신씨고가는 안채, 사랑채, 중문채, 곳간채, 솟을대문, 후문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집 주인의 부와 권위, 경제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황산마을은 거창의 전통 민박촌으로 지정돼 있어 신씨고가에서도 한옥 민박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황산마을에서는 거창지역 화가들이 그린 벽화담장을 볼 수 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며 산책하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고즈넉한 마을의 분위기가 지친 마음에 위안을 준다.

◈ 경치 수려한 '수승대', 본래이름 '수송대' 퇴계 이황이 개명해

굽이굽이 도는 맑은 물과 싱그러운 초록 나무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소나무 숲 사이로 수승대가 보인다. 수승대는 수많은 이야기가 이어져있는 거창의 명소다.

수승대는 영남 제일의 동천으로 쳤던 안의삼동(安義三洞)중 하나인 원학동 계곡 한 가운데 위치한 화강암 암반으로 백제가 신라로 사신을 전별하던 곳이었다. 때문에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라는 뜻의 수송대라 불렸다. 훗날 퇴계 이황이 이곳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이름에 담긴 뜻이 좋지 않다 해 '수승대'라 바꿔지었다고 한다.

"수승으로 이름을 바꾸니/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겠네/멀리 숲 속의 꽃들은 피어나려 하고/응달의 눈은 녹으려 하는데/수승을 찾아 구경하지 못했으니/속으로 상상만 늘어 가누나/언젠가 한 동이 술을 안고 가서/큰 붓 잡아 구름 벼랑에 시를 쓰리라"

수승대에서 최고의 경치를 꼽으라하면 여러 문인들이 글을 새겨 놓은 거북바위라 할 수 있다. 이 거북바위는 소나무를 등에 얹은 거북모양의 바위로 퇴계 이황이 수승대로 이름 지을 것을 권한 개명시뿐 아니라 임훈의 화답시 등 수많은 시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또 거북바위에는 예로부터 이곳을 지키던 거북이 죽어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이어져 오고 있다.

수승대는 과거에는 빼어난 경치로 선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현재 이곳은 여름이면 수영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 금빛 원숭이 전설 서린 금원산, 자연휴양림 '인기'

거창의 자랑인 금원산은 거창과 함양을 연결하는 산으로 경관이 빼어날 뿐 아니라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를 곳곳에 품고 있다. 옛날 이 산에 살던 금빛의 원숭이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혀 어느 도승이 원숭이를 잡아 바위 속에 가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금원산은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를 기준으로 좌우로 나눠진 두 개의 골짜기가 유명하다. 두 개의 골짜기 이름은 유안청계곡과 지재미골로 계곡 옆 산책로를 따라 빽빽하게 심어진 다양한 나무들은 보는 즐거움도 있다.

지재미골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면 국내 단일 바위로는 가장 큰 문바위를 만나게 된다. 문바위는 3층 건물 높이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며 고려 말 불사이군의 지조를 지켜 순절한 이원달 선생을 기린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지재미골에는 선녀가 목욕했다는 선녀탕이 있다. 이 선녀탕에는 아기를 못 낳는 여자가 목욕을 하고 소원을 빌면 아기를 낳게 된다는 전설이 이어져 오고 있다.

더불어 문바위 위쪽으로 좁은 108개의 계단을 오르면 천연 바위굴 속에 보물 제530호로 지정된 가섭암지마애삼존불상을 만날 수 있다.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여름에는 숲속 음악회, 겨울에는 얼음 축제도 열려 휴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숲속의 집, 60~80명 수용규모의 숲속수련장, 야영데크, 취사장, 야외교실, 숲해설 교육장, 캠프파이어장 등 휴양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취재협조=거창군, 롯데관광( www.lottetour.com)

CBS노컷뉴스 아웃도어팀 최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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