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여유 있는 운전, BMW 428i 컨버터블

입력 2014. 8. 14. 09:56 수정 2014. 8. 1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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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블은 여유의 상징이다. 비싼 가격, 좁은 뒷좌석과 트렁크 불편함 정도는 신경 쓰지 않아서다. 이른바 삶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선택이다. 그래서 한 번쯤 럭셔리한 삶의 모습을 상상해볼 때 컨버터블을 타고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한적한 길을 달리는 모습을 그려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컨버터블은 자존심과 같다. 지붕이 없어도 운전자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해서다. 그래서 컨버터블의 성공은 브랜드의 명성과 직결된다.

우아하고 고급스런 디자인과 품격 있는 몸놀림은 전형적인 컨버터블의 미덕이다. BMW는 여기에 브랜드 특유의 역동성을 조화롭게 녹여냈다. 여유 속에 짜릿함을 감춘 BMW 428i 컨버터블 M스포츠패키지를 시승했다.

▲스타일&상품성

전면부는 공격적이다. M스포츠패키지를 적용한 덕분에 브랜드 특유의 역동성이 두드러진다. 특히 하단 댐퍼는 각진 디자인과 디테일을 살리고, 커다란 공기 흡입구를 강조해 한층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특유의 엔젤링이 선명한 헤드램프, 크롬 장식으로 마감한 키드니 그릴은 화려하다.

하드탑을 닫은 측면은 전형적인 2도어 스포츠 쿠페다. 긴 보닛라인과 치켜든 엉덩이는 정차 상태에서도 역동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트렁크에 지붕이 수납되는 구조 때문에 일반 쿠페보다 뒤로 흐르는 지붕선이 매끄럽진 않다.

전동 접이식 하드톱은 센터 콘솔에 있는 스위치로 작동할 수 있다. 천정부터 뒷유리까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트렁크 공간에 수납된다. 시속 15㎞ 이하에선 주행 중 지붕을 접고 펼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정지 상태에서 사용하는 편이 낫다. 가동 시간이 20초로 짧지 않아서다. 트렁크 리드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접힌 지붕이 살짝 위로 들린다. 편하게 짐을 싣고 내리라는 배려다. 그러나 실제 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아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제원표 상 트렁크 용량은 370ℓ, 지붕을 접으면 230ℓ다.

지붕을 열면 긴 측면이 도드라진다. A필러 하단부터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선이 차를 길어보이게 한다. 실제 이전 세대보다 휠베이스가 늘어나 뒷좌석에도 성인이 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BMW는 여느 4인승 컨버터블과 달리 뒷좌석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붕을 연 상태라면 가급적 탑승을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 편하지는 않아서다.

4인승이지만 앞뒤 좌석의 배려는 천지차이다. 앞좌석은 몸을 단단히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 외에 허리와 허벅지를 조이는 각도를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적당한 쿠션과 함께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몸을 감싸는 느낌이 훌륭하다. B필러가 없는 구조 상 안전벨트는 앞좌석 등받이 어깨 부분에 위치한다. 목 주위에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넥 워머도 준비돼있다. 반면 뒷좌석은 쿠션이 얇고 등받이도 거의 서 있어 안락하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실내는 고급스러우면서 간결하다. 화려한 색상의 가죽으로 마감된 곳곳에서 시각과 촉감 모두 만족감을 느낀다. 센터페시어 구성은 3시리즈 세단이나 4시리즈 쿠페와 대동소이하다. 조작 버튼의 수가 많지 않고 잘 정돈돼 있어 번잡하지 않다. M스포츠패키지는 전용 스티어링 휠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포함한다. 적당한 지름과 두께의 3스포크 스티어링휠은 역동적인 주행을 부추기는 듯 하다. 컨버터블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또 다른 풍취를 준다. 지붕을 연 상태에서 윈드실드에 비춰지는 주행정보들이 이질적이면서 재밌는 느낌을 준다.

▲성능

BMW를 구매하는 사람은 역동적인 달리기 실력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428i 컨버터블 역시 특유의 역동성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컨버터블만의 여유로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동력계는 직렬 4기통 2.0ℓ 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최고 245마력, 최대 35.7㎏·m의 성능은 부족함이 없다. 하드탑의 특성 상 무게가 상당하지만(공차중량 1,705㎏) 힘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없다.

전반적인 주행감각은 여유로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준비된 세 가지 주행모드 중 에코와 컴포트 모드에선 이러한 특성이 극대화된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면 마치 카펫 위를 걷듯 부드럽게 거동한다. 에코모드에선 가속성능이 다소 억제되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답답한 수준은 아니다. 마치 디젤차를 탄 것처럼 2,000rpm 전후에 계기판 바늘이 머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포츠모드는 BMW 유전자가 강하게 발현된다. 3,000rpm 이상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드러낸다.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상쾌하다. 급가속 시 들려오는 배기음이 제법 카랑카랑하다.

몸놀림은 여유로우면서도 정확하다. 스포츠카처럼 날 선 느낌은 아니지만 스티어링 휠 조작을 명민하게 따라온다. 편안하면서도 물렁하지 않아 운전 시 피로도가 적게 느껴진다. 또 탄탄한 차체 덕분에 마음만 먹는다면 역동적인 주행감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서스펜션 역시 승차감에 방점을 둔 세팅이지만 정확한 반응성을 포기하진 않았다. 브레이크 역시 정확한 제동성능을 갖췄다.

▲총평

BMW 428i 컨버터블은 즐거운 차다. 날씨와 도로상황이 허락하는 한 언제든 운전자가 미소를 머금게 한다. 느긋함 속에 몸을 맡기거나 조금은 과감하게 속도를 즐기고 싶을 때 어김없이 기대했던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 다소 높은 가격을 감수할 수 있다면, 그리고 여유로움과 역동성을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면 선택했을 때 후회가 없을 것 같다. 가격은 7,320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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