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농촌은 참깨 수확이 한창입니다

입력 2014. 7. 29. 14:23 수정 2014. 7. 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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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강미애 기자]

참깨 줄기에 알맹이가 달리고 농부의 수확을 기다리고 있어요

ⓒ 강미애

한여름 농촌은 지금 참깨 수확이 한창입니다. 식탁 위의 나물 반찬 위에 솔솔 뿌린 하얀 참깨와 파마늘 다져 넣고 깨소금 뿌린 양념 간장 생각나시죠? 참깨는 엿과 강정을 만들 때도 사용합니다.

옛날에 어머니가 무쇠솥에서 방금 퍼담은 뜨끈한 하얀 쌀밥에 계란 한 개 '탁' 깨어 넣고 간장과 참기름 한 숟가락 넣어 비벼주시던 그 맛이 그립습니다. 저기 줄기에 붙은 초록색 열매를 가르면 하얀 참깨가 튀어 나옵니다.

참깨를 손수레에 나르고 참깨단을 말리는 아주머니와 녹두콩을 따는 가족입니다.

ⓒ 강미애

참깨는 5월 하순에 씨앗을 파종해서 틔운 싹을 밭에 이앙한 후 2달 후면 수확하게 됩니다. 우리 동네 한 바퀴를 도는데 마침 부부가 밭에서 참깨를 수확하여 경운기에 싣고 집으로 운반하고 있었습니다. 비오기 전에 얼른 참깨를 수확하여 말린 후에 털어야 하므로 농촌은 지금 분주합니다.

어느 아주머니는 참깨를 낫으로 자른 후 손수레에 담아 집으로 가지고 갑니다. 푸른 참깨 위에는 금방 딴 듯한 옥수수 몇 자루가 보입니다.

밭에서 실어온 참깨를 집 마당에 펼쳐 늘어놓거나 아님 조그맣게 단을 만들어서 집 벽에 기대게 세워서 말립니다. 참깨 단을 며칠 동안 햇볕에 말리면 입이 딱 벌어지고 도리깨 질을 하거나 바닥에 놓고 털면 하얀 참깨가 쏟아집니다.

아주머니가 참깨 단을 묶는 모습입니다. 장마철에 참깨를 햇볕 날 때 얼른 말려서 수확을 해야 합니다. 참깨는 비를 맞게 되면 썩어서 버리게 됩니다. 조만간 동네 방앗간에서는 참기름 볶는 냄새가 진동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 집은 소주병에 담은 햇 참기름을 아들, 딸 며느리에게 건네게 되겠죠.

겉껍질이 까맣게 익어가는 녹두 콩이 자기도 비오기 전에 빨리 거두어 달라고 합니다. 콩 중에서 가장 빨리 심는 녹두는 이른 봄에 심어서 초여름에 수확하는 콩입니다.

혼자 사는 할머니 댁에 마침 며느리와 손주·손녀가 와서 텃밭에서 함께 잘 익은 녹두 콩을 따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자손들에게 껍질이 까맣게 익은 녹두만 따라고 일러줍니다.

녹두콩을 수확하는 농촌의 어르신들

ⓒ 강미애

이웃집 어르신께서도 껍질 벗긴 녹두 콩을 손수 키질하여 껍질을 골라내고 있습니다.

올 가을 김장 준비를 위해 처마 밑에 메달아 놓은 쪽파 씨앗입니다. 쪽파 뿌리를 씨앗으로 보관하다가 8월 초순경 밭에 옮겨 심을 때 쪽파 씨앗도 심습니다.

젊은 시절에 바깥 분과 방앗간을 운영하며 살았다는 어르신은 낡은 방앗간은 도시인에게 팔고 지금은 텃밭 농사를 짓고 살고 있습니다.

"아주머니, 옛날에는 방앗간 하셨으면 이 동네에서 부자였겠네요?"

"그럼, 우리 아저씨 살아 있을 때에는 동네 방아는 우리 집에서 다 찧었지."

지금 농촌은 가을에 벼를 수확하면 거의 다 볏가마로 농협에서 수매하고 집집마다 벼 도정기가 있어서 방앗간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옛 방앗간 주인어른은 요즘 녹두를 수확한다고 분주합니다. "아주머니 이 많은 녹두를 수확하여 다 무엇 하세요? 팔기도 하세요? 라는 질문에 "팔기는, 동기간들에게 나눠준다"고 말합니다.

원래 녹두는 다른 콩보다 알갱이가 작아서 수확하기가 번거로워 농가에서는 식구들 먹을 만큼만 재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르신께서 해마다 이렇게 손수 녹두를 심어서 형제들에게 나눠주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녹두의 효능으로는 몸 안의 열을 내리고 설사를 멈추게 하며 노폐물의 해독 작용과 함께 식욕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녹두 콩을 싹을 틔워 명절에 숙주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녹두 콩을 물에 불려 믹서기에 갈아서 추석에 빈대떡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농촌의 집 처마 밑에는 이렇게 마늘을 수확하여 매달아 놓고 일년 내 양념 재료로 사용하거나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오면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낡은 흙벽 집에 매달아 놓은 앙파와 쪽파 씨앗입니다. 어느 집은 수확한 마늘을 컨테이너 지붕 천장에 메달아 놓습니다. 마늘은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야 잘 안 썩습니다.

여주가 달리고 백일홍이 활짝핀 계절에 멍석위에 빨간 고추를 말립니다.

ⓒ 강미애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도 예쁘게 꽃을 피우는 백일홍이 있습니다. 밭고랑에 부직포를 깔아놓은 고추밭에는 지금 빨간 고추가 한창 익어갑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빨간 고추를 따서 햇볕 아래 말립니다. 비 오는 날에는 고추 건조기에 고추를 넣어 말립니다. 농촌에는 멍석 위에 고추를 말리는 정겨운 모습도 있습니다.

더위가 무르익는 한여름에 별처럼 생긴 작은 여주꽃이 피어나고 꽃이 지고 나면 저렇게 큰 여주가 달립니다. 푸른 여주를 얇게 썰어서 말린 다음 차로 끓여 마시면 당뇨병에 좋습니다. 큰 호박잎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애호박 옆에는 푸르른 민들레 잎사귀가 있습니다.

도시인이 사둔 집에 잡초가 무성하게 주인으로 들어 앉았습니다

ⓒ 강미애

오래전에 주인이 떠난 빈집에는 담쟁이덩굴과 잡초들이 주인이 되었습니다.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런 집을 도시인이 사놓고 방치된 곳들이 더러 있습니다. 하루 속히 새 주인이 들어와서 농촌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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