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망 확인] 검경 불신이 낳은 희대의 기형아, '유병언 음모론'

2014. 7. 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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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기훈ㆍ배두헌(순천) 기자]도망자가 변사체로 발견됐다. DNA검사를 거쳤고, 지문도 확인했다. 신원이 최종 밝혀졌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후속 수사 작업이 진행되면 그만이다. 현대 과학은 그런 위력을 지녔다.

그런데 아니다. 이번에는 아니다. 세월호 실소유주이자 수배자였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얘기다. 그는 결국 사자(死者)로 돌아왔다. 도망의 끝은 죽음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무려 98일만이다.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과학의 힘을 통해 유 씨의 시신으로 최종 확인됐다.

그런데도 '유병언 얘기'는 망령처럼 돌아다닌다. 죽음이 확인된 순간, 각종 음모론이 모락모락 살아났다. 유 씨의 시체가 바꿔치기 당했다거나 경찰이 변사체가 유 씨란 사실을 알면서도 발표시점을 조절했다거나, 구원파와 관련된 돈이 죽음을 파헤치는 단초일 것이라는 등의 미확인 의혹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마치 마른 날 들불처럼.

대검찰청은 당장 변사체는 유 전 회장이 맞으며 시신 바꿔치기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경찰청 역시 유 씨의 시신이 발견 당시 몸과 목이 분리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자 즉각 "사실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런데도 각종 루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유 씨는 죽어 말이 없는데, 죽은 유 씨가 마치 살아있는 검ㆍ경을 농락하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이유는 명확하다. 넓게는 정부, 좁게는 검ㆍ경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검경의 그동안 유 씨 추적 행보와 그 결과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검ㆍ경은 무려 40여일간 죽은 유 씨를 찾기 위해 헛발질을 하고 다녔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유 씨 부자 검거TF에서 활동하는 한 일선 경찰이 "도무지 그동안 고생한 보람이 없다"며 고개를 숙일 정도로, 수사 당국의 체면은 말이 아니게 됐다.

40일전 발견된 변사체를 이제서야 신원 확인한 것도 그렇고, 추적의 중심이었던 순천 일대에서 그토록 허술한 포위망을 보였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글로벌 수사력을 자랑한다던 검찰은 줄곧 '(추적의)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결국 죽은 이의 뒷다리를 잘못 잡고 있었던 셈이 됐다.

유 씨의 변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였다. 이 곳은 유 씨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송치재 휴게소로부터 불과 2.5㎞ 떨어진 장소다. 당시 현장에는 유 씨 측근이 대표로 있는 한국제약의 'ASA 스쿠알렌' 빈병과 유 씨의 저서 제목이 안쪽에 새겨진 가방 등이 발견됐다.

그럼에도 경찰은 노숙자의 단순 변사로 판단했다. 유 씨의 시체를 수습한 경찰관이 해당 유류품을 보고 유 씨와의 연관성을 떠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변사 사건을 지휘한 검사 역시 경찰이 보고한 증거물 목록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책임이 크다. 수많은 증거에도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조차 품지 못했다. 결국 검찰은 이미 사망한 유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끝까지 잡겠다'고 국민에게 공언하는 '블랙 코미디'를 연출했다.

그 결과 경찰은 유 씨로 추정되는 시신의 머리카락과 뼈 등 일부 증거물을 완전히 수거하지 않은 채 40여일 간 현장에 방치했다. 이로 인해 유 씨의 사체 발견 즉시 사망원인 등을 정밀분석하지 못해 '골든 타임'을 허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엉뚱한 '꼬리잡기'에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결국 이 모든 촌극이 집대성돼 검경에 대한 극도의 불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입방아 찧기를 좋아하는 일부 호사가 뿐만 아니라, 식자 층까지도 어떤 게 진실인지 헷갈려 한다는 것이다. 호사가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루머는 생명력이 짧지만, 오피니언 리더까지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라면 검경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DNA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국과수 2차 부검 결과에서도 변사체는 유 씨 임을 재확인했다.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과거로부터 의문사 사건 등 진실이 은폐됐다가 뒤늦게 새 사실이 드러나는 사건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유병언 시신 발견에 대한 일각의 루머는 이같이 수사기관이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과학 수사에서 증거는 조작 가능하지 않은 불변의 사실이다. 표 소장은 "수사 과정에서 합리적 의심을 품고 검증하려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의혹 부풀리기에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비생산적이고,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루머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가장 좋은 것은 얼토당토않는 루머가 생기지 않게,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수사능력을 보여주는 일이다.

유 씨의 죽음을 두고 사인 규명은 물론 도주 행적 등 한 치의 의심이 없도록 투명하게 밝히는 일, 망신살 뻗친 검경의 나머지 숙제라는 게 국민들의 시각이다.

kihun@heraldcorp.com

[정정보도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헤럴드경제]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기사 보도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의 유족 측에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문을 보내왔습니다. 1.구원파가 오대양사건과 관련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은 1987년과 1989년 그리고 1991년 검경의 3차례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및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이없음이 밝혀졌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2. 구원파의 교리 폄하 및 살인집단 연루성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리를 한번 구원 받으면 무슨 죄를 지어도상관없다는 식으로 가르치며, 유병언 전 회장의 사업이 하나님의 일이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구원이고 예배라는 교리를 가졌다고 보도하였으나 해당 교단에서 보낸 공식문서와 설교들을 확인한 결과 교리가 없음을확인하였습니다. 3.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구원파 신도라는 보도에 대하여 세월호 사고 당시 먼저 퇴선했던 세월호 선장 및 승무원들은 모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가 아니며, 다만 승객을 먼저 대피시키다 사망하여 의사자로 지정된 故정현선 씨와, 승객을 구하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된 한 분등, 2명에 불과한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4.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의 유병언 전 회장 지위 관련 보도에 대하여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병언 전 회장이 교주도 총수도 아니며, 유병언 전 회장은 1970년대 극동방송국 선교사들로부터 목사 안수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목회활동을 한 사실은 없으며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목사가 없음을 밝혀왔습니다. 5.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의 5공화국 유착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1980년대 전경환 씨와의 친분 관계와 전두환 대통령의 5공화국과의 유착관계를 통해서 유람선 사업 선정 등 세모그룹을 급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병언 전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는 5공화국과 유착관계가 없었으며 지난 5월 21일 인천지검에서 공문을 통해 이를 확인해 준 바 있습니다. 6. 유병언 전 회장의 50억 골프채 로비설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유병언 전 회장이 사돈을 동원하여 50억 상당의 골프채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다고 보도하였으나, 지난 10월 검찰이 해당 로비설은 사실이 아니고 세모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회생하였음을 확인해 준바 있습니다. 7. 유병언 전 회장 작명 관련 보도에 대하여 일부 언론은 '세월'의 이름이 세상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세월(世越)이 아닌'흘러가는 시간'을 뜻하는 세월(歲月)이며, 유병언 전 회장의 작가명인'아해'는 '야훼'가 아닌 어린아이를 뜻하며 기업명인 '세모'는 삼각형을 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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