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되면 대놓고 따라해..도 넘은 '베끼기'

김종원 기자 2014. 7. 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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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조와 베끼기 논쟁은 많은 분야에서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외식업계는 모방 속도가 엄청나죠. 아이디어 하나로 대박난다 싶으면 비슷한 가게가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잠깐 반짝할 뿐 결국 소비자들도 외면해버리는 양심불량 베끼기일 뿐입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맥주 한 잔에 감자튀김 딱 한 움큼, 커피 마시듯 간단히 맥주를 즐길 수 있다는 이른바 '스몰 비어' 호프집입니다.

3년 전 지방에서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작은 가게를 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따라해 전국 가맹점으로 확대시킨 건데 이 프랜차이즈를 또 따라 하는 프랜차이즈가 생기면서 우후죽순 늘었습니다.

'스몰 비어' 브랜드만 약 30여 개에 매장은 1천 개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그저 유행을 따랐다고는 하지만 비슷한 점이 너무나 많습니다.

맥주와 감자튀김이라는 기본 메뉴는 물론이거니와, 뾰족한 고깔 포장에 손가락 비닐장갑이라는 소품, 마스코트 분위기, 심지어 가게 이름까지 끝 글자 하나만 바꾼 것이 흡사합니다.

['스몰 비어' 후발 업체 관계자 : 00가 감자튀김에 이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건 맞아요. 어디를 가봐도 감자튀김하고 치즈스틱은 기본적으로 다 팔아요.]

이 커피숍은 아예 입구에 베끼기를 비꼬는 입 간판을 세웠습니다.

자신들이 개발한 음료를 여기저기서 베끼자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방법인데, 이것도 잘 안돼 현재는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은석/ㄱ카페 팀장 : 저희가 다른 곳을 따라 했다고 아시는 손님들이 있거든요. 처음에 저희만 한 건데 많아지니까 저희가 따라 한 것처럼 오해도 낳고 신선함도 좀 떨어지고.]

싸고 양 많아 대학가에서 인기몰이 중인 '밥 버거'.

후발 주자가 늘면서 최근 업체 간에 상품을 베꼈다는 법정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메뉴는 물론 햄버거 형태의 밥 모양, 치즈, 햄 등 내용물에 심지어 꾹꾹 눌러 먹으면 맛있다는 '식사 요령'까지, 누가 누굴 베낀 건지 가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오세린/원조 밥버거 업체 대표 : (후발 업체가) 베끼기, 분명히 베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뇌경색이 왔고요, 몸 오른쪽을 못 움직였었는데.]

인기를 끄는 히트상품을 모방해 내놓으면 당장은 영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 때문에 상품을 찾았던 소비자들은 비슷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 관심이 식게되고 결국 제 살 깎기 경쟁이 되는겁니다.

[박대영/상권분석 전문가 : 결국, 소비자가 그걸 알거든요, 누가 따라 한지를. 그래서 나중에 가장 많이 폐업하는 사례들이 무조건 베끼기 형태로 따라 한 곳(입니다.)]

요즘은 도를 넘은 식품업계의 베끼기 관행에 소비자들이 먼저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모방을 한 유사품을 찾아내 인터넷에 올리는 겁니다.

[박한영/소비자 : 나만 아는 맛집, 이런 곳이 너무 퍼져서 서로 다 내가 원조다 이러면 결국 그 음식 안 찾게 되고 신뢰도도 떨어지고요.]

상도의를 벗어나는 도 넘은 베끼기, 똑똑해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유경하·김영훈, 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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