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영규, '너포위' 중심엔 그가 있었다 [인터뷰]

한예지 기자 2014. 7. 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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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포위 결말 송영규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배우 송영규의 이름은 다소 생소하다. 배우 자체의 인지도나 유명세가 낮다는 것을 뜻하는게 아니다. 그는 이름으로 기억되기보다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얼굴을 보자마자 '아 저 사람!'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배우. 그는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으로 지금까지 출연한 숱한 뮤지컬과 연극공연을 제외하더라도 영화 드라마 출연작품만 20여 편이 넘는다. 그런 그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추적자'의 악랄한 비리 검사를 덮어씌울 만큼 무섭고 강렬한 캐릭터를 만났다. 17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구둣발 킬러가 바로 그였다.

'너포위' 속 메인스토리인 은대구(이승기) 모친 살인사건의 중심에는 구둣발 킬러 최형철이 있었다. 그는 차승원 이승기 등의 주연배우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적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 것은 구둣발 킬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회부터 은대구 모친을 살해한 의문의 킬러로 등장한 그는 극 중 서판석(차승원)과 은대구를 악연으로 이끈 장본인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매개체나 다름없었다.

그는 이번 역할에 대해 "'추적자' 이후 비슷한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다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이번 캐릭터를 보고 느낌이 왔다. 유인식 PD도 내게서 평범한 얼굴로 살인자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봤다고 했다"라고 계기를 밝혔다.

구둣발킬러의 가장 큰 반전은 그 역시도 거대권력 앞의 잔인하고 가엾은 희생자로 이용당하다 최후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이에 "살인자가 아니라는 설정은 시놉시스에 미리 있었는데 이처럼 구체적인 상황은 몰랐다"라며 "조형철은 악역임에도 그가 극단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 수긍이 간다. 마지막 자살 신에선 정말 먹먹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직 경찰이었는데 자식도 잃고 결국 갈 때까지 간 사람이고 마지막 순간에 이를 되돌리고 싶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미 있는 인물로 그려진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라며 작가에게 감사를 전했다.

극 중 캐릭터 특유의 음산하고 섬뜩한 목소리 또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송영규의 실제 목소리는 그렇지 않다. 그가 목소리 톤마저 캐릭터에 맞춰 변형시켜 연기했던 것. 송영규는 "아내가 평소에 내 연기를 보고도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괜찮네, 가식적인 목소리'라고 하더라"고 너스레였다.

그는 실제론 꽤 수다스럽고 친근한 타입의 인물이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장악한 구둣발 킬러와는 천지차이였다. 그는 "실제 성격은 어리바리하다. 나이를 먹으니 여성 호르몬도 많아지고 철이 좀 덜 든 것 같다"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또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자신의 말 한마디마다 자지러질 만큼 분위기메이커였다며 유 PD가 다음 작품에는 코미디를 같이하자는 러브콜을 제안했다고 귀띔해주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들만 해도 연령대부터 포지션까지 각양각색이었다. 송영규는 이승기와는 드라마 '구가의서'에서도 대립각의 인물로 호흡을 맞춘 바 있기에 첫 촬영 때부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고. 이승기가 촬영도중 격투신을 찍다가 눈부상을 당했을 땐 오히려 자신이 더 미안하고 안타까웠다는 그다.

동갑내기인 차승원과는 첫 만남이지만 그의 최근 영화 '하이힐'을 연출한 장진 감독과의 친분으로 좋은 호흡을 맞춰갈 수 있었다고. 이밖에도 25년 전부터 뮤지컬 무대에서 함께 했던 문희경과 서이숙, 학교 후배지만 동갑내기 임원희 등 거의 모든 배우들과 친분이 있어 촬영장 분위기메이커라는 이야기가 사실임을 짐작케 했다. 이는 송영규의 오랜 연기생활을 통해 형성된 값진 인맥이기도 했다.

그는 비단 '너포위' 뿐 아니라 '인맥왕'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황정민 정재영 송창의 이상우 오만석 등 숱한 배우들과의 친분을 자랑했다. 이 가운데 장현성과는 25년지기 친구이자 유쾌한 라이벌 관계였다. 대학시절 더블 캐스팅 된 뮤지컬 '피핑'에서 교수님이 자신더러 연기를 훨씬 잘한다고 했다며 우쭐하는 송영규의 모습에서 두 사람의 친숙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또 고등학교 동창인 류승룡에 대해서는 "잘 되서 좋은 친구다. 나도 언젠가 승룡이처럼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주어진 몫을 열심히 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영규에게는 유명세를 얻고 달라진 위치에 오른 오랜 친구의 모습을 보며 인간적으로 박탈감이나 좌절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그런 시기나 질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꼭 이루고 싶은 삶의 목표들 가운데서도 결코 인기나 성공을 바라지 않았다. 대신 같은 대학 무용과 '퀸카'였던 첫사랑 아내와 아직 제대로 된 신혼여행을 가보지 못했다며 40대가 가기 전 신혼여행을 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출을 공부하는 17세 큰 딸과 언젠가 함께 작품을 하게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물론 귀여운 작은 딸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송영규는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차근차근 즐기면서 건강하게 연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복하고 좋은, 사람냄새 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그에게선 이미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냄새가 풍겼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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