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고제규 기자 2014. 7. 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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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치겠네 이거(4월16일 오후 1시19분, 해경 간부)" "아 골 때리네 그러면(4월16일 오후 3시1분, 해경 직원)" "이 새끼 확 차불라, 왜 (희생자) 카운트 그렇게 해가지고 난리냐(4월16일 오후 3시51분, 해경 직원)."

책임 회피, 구조가 아닌 보고 상황실, 청장이나 국회의원에 대한 접대 상황실이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부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경은 기관보고 하루 전날인 7월2일 자정께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고 당일 해양경찰청(해경) 상황실과 청와대 핫라인을 비롯해 해양수산부(해수부)·안전행정부(안행부)·국정원 등과 주고받은 11개 전용회선의 녹취록이다. 실무자와 상황실장 등의 허둥대는 육성이 그대로 담겼다. 7월10일 청와대 기관보고에 나선 김기춘 비서실장은 "청와대는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책임을 중앙재난대책본부와 해경에 떠넘겼지만, 녹취록을 보면 그날 대한민국에는 컨트롤타워 자체가 없었다. 녹취록 일부를 날것으로 공개한다.

ⓒ연합뉴스 4월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았다. 전날 청와대는 보고 영상 확보에 열을 올렸다.

"중앙통제가 안 되고 있어, 지금"

▶ 4월16일 오전 9시38분

세월호가 52° 이상 기울자, 선장과 선원들은 탈출했다. 이 시각 안산 단원고 김시연양은 '우리 반 아이들 잘 있겠죠? 선상에 있는 애들이 무척이나 걱정됩니다. 진심입니다. 부디 한 명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수학여행) 갔다 올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이라는 동영상을 휴대전화에 남겼다.

군산항공대(이하 군)

:그리고 구조대 빨리 좀, 상황실로 얘기해가지고 구조대 빨리 이동시켜주세요. 지금 시동 다 걸었거든요.

서해해양경찰청(이하 서)

:어디 저 군산항공대?

군:아니 군산 상황실 경유해가지고 구조대 해야지 우리가 태우고 가지.

:여기서 얘기해야지 빠를까? 그쪽이 더 빠른가?

:아니 우리가 구조대를 오라 마라 못하잖아요. 상황실에서 지시해야지. 상황 계통으로.

:아니 거 몇 명? 몇 명 타기로 얘기 안 되어 있습니까?

:아니 뭔 얘기가 돼. 아무 얘기도 없는데 지금. 상황실장은 정신이 없어가지고 무조건 이륙하라고만 하시고. 아, 구조대 태우고 이륙하라는데. 구조대도 우리가 오라 마라, 태우라 마라 어떻게 지시를 하냐고. 상황 계통에서 지시를 해야지.

:아 그래요.

:상황실에서. 이런 상황….

:아니, 거 구조대 가용 인원을 빨리 태워서 이륙을 하는 게 맞지.

:아, 우리가 어떻게 타라고 얘기를 합니까? 거 상황 계통으로 얘기를 해줘야지. 군산 상황실로다가.

:어. 참 나. 알았어요.

▶ 4월16일 오전 11시10분포항해양경찰서(이하 포)

:예. 구조대장입니다.

해양경찰청 상황실(이하 해)

:지금 진도 사고 관련해서 포항에서 뭐 하고 있는 거 있습니까?

:우리 10시55분에 10명 출발했다.

:잠시만요. 10시55분, 10명 출발. 뭐 타고 갔습니까?

:버스. 버스. 버스.

:특공대 버스로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겄네.

:5~6시간 걸린다.

:아~~ 참 포항에 비행기도 있잖아요. 헬기.

:헬기?

:헬기 항공 구조해가지고 가면 좋았을 것 같은데.

:헬기. 일단 모르겠고 상황실에서 일단 버스 타고 10명 출발하래서….

:아, 포항 헬기 어떡하노, 그거 참.(포항해경 소속 특공대는 나중에 포항항공대와 연결이 되어 일부가 헬기를 타고 왔다. 한편, 서해해경청 특공대는 9시35분 목포항으로 이동한 뒤 이동 선박이 없자, 10시25분 전남경찰청 헬기를 이용해 11시28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감사원은 출동명령 직후 헬기로 이동했다면 10시45분에 현장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가 4월16일 오전 침몰 중인 세월호의 승객 구조작업을 위해 민간선박과 해경 헬기가 도착하고 있다.

▶ 4월16일 오후 1시53분

해양경찰청 상황실(이하 해)

:비행기를 어디 간다고 얘기 안 하고 이렇게 움직여버리면 이거 뭐.

항공대(이하 항)

:그러니까 중앙통제가 안 되고 있어 지금.

:예, 비행기를 띄우면 뭐 해, 통제가 안 되고. (중략) 일단은 그 아까 ㄱ계장님하고 통화했는데 헬기는 서해청에서 통제하라고 했거든요.

:서해청 누구?

:예, 항공 담당이 해야 되는데 항공 담당이 배에 가 있답…. 예, 배에 들어가 있다며?

:어, 3009(목포해경 소속 세월호 수색 지휘함)에….

:예, 그러니까 왜 거기 들어가 있는지 몰라 상황대책본부에 있어야지 서해청에….

:지방청장님이 가시니까 같이 가신 것 같아.

해:

하, 그건 말이 안 되지. 그럼 계속 따라다녀야 된다는 말이야? 항공기 통제해야 되는 사람이 지금.

▶ 4월16일 저녁 7시42분

해양경찰청 수색구조과(이하 해)

:지금 누구 지휘를 받고 있습니까?

평택해양경찰서(이하 평)

:지금 특별하게 누구 지휘가 없고 여기도 보니까.

:네네 여기도 있고, 목포로 오라고 해서 목포도 몇 개 팀이 있는 거 같더라고요.

:속초(속초해양경찰서팀)가 목포팀에 있는데. 속초에서 온다기에 내가 그랬어. 여기(진도) 와봐야 아사리판이라고. 여기 지금 관리가 안 되니까 차라리 목포에서 자고 와라. 저녁에 여기 와도 있는 사람들도 지금 방향 제시를 누가 안 해줘가지고. 복잡하고. 차라리 목포에서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이쪽으로 넘어와라.

청와대,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4월16일 오전 9시39분

청와대(이하 청)

:현지 영상 볼 수 있는 거 있습니까?

해양경찰청 상황실(이하 해)

:저희 해가지고 지금.

:123(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한 해경 배)인가.

:예 그 배는 지금 해가지고 저희들 ENG 영상은 없구요.

:예.

:자체 내부 모바일 영상은 있는데.

:예, 그 영상 좀 잠시 보내줄 수 있습니까?

:그게 보내기가 지금 좀….

:네?

:외부로 나가지가 아마 않을 건데. 함정이….

:그래요, 아니 그러면 여기 지금 VIP(대통령) 보고 때문에 그런데 영상으로 받으신 거 핸드폰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까?

ⓒ사진가 사고 해역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경 소속 123정 구조 모습.

▶ 4월16일 오전 10시9분

세월호가 90° 이상 기울며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 시각 일부 승객은 배 안에서 안타까운 메시지를 남겼다. "엄마! 엄마! 미안해! 아빠도, 너무 미안하고. 엄마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정말…(김영은양 친구 휴대전화에 녹음)" "엄마 아빠 배가 많이 기울어졌어요, 보고 싶어요 ㅠㅠ(10시17분 세월호 안에서 보낸 마지막 카톡 메시지)."

:예, 현지 영상 받아볼 수 있습니까? 아니면 사진이라도.

:저희들 지금 확인하고 있는데 지금 50명을 지금 배가 함정이 이동 중이라서 연락이 지금 잘 안 되고 있습니다.

▶ 4월16일 오전 10시25분

세월호는 선수만 남긴 채 완전히 뒤집혀 침몰했다.

:오케이, 그 다음에 영상 시스템 몇 분 남았어요?

:거의 10분 정도면 (현장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예.

:10분 이내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거 지시해가지고 가는 대로 영상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영상부터 바로 띄우라고 하세요.

:예.

▶ 4월16일 오전 10시32분

:아 그거(현장 영상) 좀 쏴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라니까요 그거 좀.

:예, 알겠습니다.

:VIP(대통령)도 그건데요, 지금.

:예, 저도 좀 해가지고 현장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 4월16일 오후 2시24분

:예, 실장(해경 상황실장)님 계세요? 청와대인데, 통화 좀 했으면 합니다.

:실장님 통화 중이시고 166명(생존자) 말씀드리라고 합니다.

:어이구, 큰일 났네!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세요. 몇 명?

:166명입니다.

:166명 구조, 2명 사망, 그러면 202명이 사라진 거 아닙니까? 166명이라고? 큰일 났네. 이거 VIP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시사IN 조남진 4월17일 새벽 1시경 해경이 조명탄을 쏘고 있다. 그러나 조명탄은 밤샘 수색에 효과가 없었다.

"일단 흉내라도 내고…"

▶ 4월16일 오전 9시58분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장(이하 해)

:난데, 나중에 점검은 되었는가 확인해보고.

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 직원(이하 직)

:예예.

:(세월호) 출항 전에 어떤 조치를 해서 보냈는지? 원래 여기서 안전관리하게 되어 있잖아, 그지?

:예예.

:그런 거, 은밀하게 한번 해놓고. 우리가 얼마나 안전점검 주기하고 그런 거 다 한번 파악 좀 해놔.

:예, 알겠습니다(감사원에 따르면, 운항관리자들은 세월호 화물 중량이나 차량 대수를 확인하지 않고 승무원이 무전으로 알려준 수치를 그대로 받아 적었다. 관리감독 기관인 해경도 이 같은 관행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

▶ 4월16일 낮 12시22분진도해양경찰서 간부

:우리가 시신을 하면 바로 메신저 올려주잖아요. 본청 상황실에서 바로 전파해주던데.

해양경찰청 차장

:좀 늦다. (중략) 민간(언딘)하고 해군하고 용접기로 구멍이라도 뚫어가, 내가 볼 때 만약 날씨 나빠가지고 철수했니, 이래서 며칠 지나 가망 없니, 뭐 이러면 엄청나게 복잡할 거 같은데. (중략) 차라리 돌출된 부분(선수)을, 그 부분이라도 그건 그리 어렵지 않다니까 한번 해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유족들에게 동의를 구해야겠지. (중략) 약간 일단 뚫는 흉내라도 내고 이런 것까지 해봤다는 것이 나을 거 같단 내 생각이고.

▶ 4월16일 저녁 7시39분해양경찰청 상황실(이하 해)

:예, ㄴ주임입니다. 공군에서 연락받았는데. 거기 총장(공군총장) 지시 사항으로 거기는 계속 뜬대요(조명탄 투하). 우리도 안 할 수 없으니깐 거기는 거기대로 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하고.

항공대(이하 항)

:거기(공군)는 거기대로 하는 거는 좋은데 그쪽에서 자리 잡고 계속하고 있으면 우리가 못 떨어뜨리니깐 홀딩만 계속하고 있어야 돼서.

:그래서 요령이 필요하죠. 일단 밤새도록 아무것도 안 띄우면 그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아까 계획대로 하되 상호 교신하고.

:그럼 중간에 우리가 끼어들어가야 하겠네요.

:끼어들어가든 어쨌든 간에 여기 4발씩 떨어뜨리고 있는데 깜깜해요. 까고 있냐, 안 까고 있냐 그 소리가 나와. 지금.

:안 까고 있냐고….

:우리는 계획대로 하고요(결국 조명탄은 밤샘 수색에 효과가 없었고, 유가족들이 제안한 오징어배가 4월22일부터 투입되었다).

ⓒ시사IN 조남진 4월18일 오전 해경과 해군, 민간잠수사 등이 세월호 선실로 들어가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청장님 입장 준비하라구요?"

▶ 4월16일 오전 9시54분해양경찰청 상황실(이하 해)

:일단은 (헬기) 이륙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세요.

인천해양경찰서(이하 인):예.

:청장님이랑 타고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청장님이 타고 나가실 수도 있다는 겁니까?

:예, 그래서 준비하는 거예요.

:저희가 직접 구조 임무보다는 청장님 입장할 수 있게 준비하라는 겁니까?

:예.

:예, 알겠습니다. (중략) 진도까지 가서 임무(구조 임무)는 수행 많이는 못해요. 왜냐하면 기름 때문에 거기 가서 현장 한번 보시고 바로 목포 가서 기름 넣고 다시 임무 수행할게요.

:그건 현장 가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4월16일 오전 10시3분 전남소방본부도 현장으로 가던 광주소방헬기를 갑자기 돌려, 전남행정부지사를 태워 10시37분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 4월16일 오후 4시29분해양경찰청 상황실

:본청 기획과장인데요. 메모 좀 해보세요. 17시20분 비행기로 ***대표(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10명이 김포공항에서 광주공항으로 내린대요. 버스로 진도로 간다니까 광주공항 내릴 때 현재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 한 사람을 붙여줘라, 경정급이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 누가 있지요?

서해해양경찰청 상황실

:확인해보겠습니다. 상황담당관 계십니다.

고제규 기자 /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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