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생존 학생들 43명, 이틀간 47km 걸어 국회 도착

입력 2014. 7. 16. 16:40 수정 2014. 7. 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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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희생 친구들의 부모님과 만나

"사랑해요!" 첫마디에 지켜보던 시민들 눈시울 붉혀

"사랑해요!"

이틀에 걸쳐 47㎞의 거리를 걸어 국회에 도착한 단원고 학생 43명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친구들의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서 처음 한 말이다. 43명은 세월호 참사에서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학생들이다. 국회 정문 앞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수백명의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16일 오후 3시30분, 학생들이 전날 경기도 안산의 단원고에서 출발한 지 스물두 시간 만이었다.

학생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에서 표류하자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까지 도보 행진을 하게 됐다. 그리고 이 행진은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전했다.

15일 오후 5시에 안산고등학교 정문을 출발했을 때 학생들의 뒤에는 이십여명의 안산 시민들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국회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뒤에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따르고 있었고, 국회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학생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이 행진을 하며 들고 다닌 작은 깃발에 써놓은 대로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 학생은 "이렇게 많은 시민들에게 응원받고 있는 줄 몰랐어요. 큰 힘이 돼요"라며 그 먼 길이 힘든 줄도 모르고 걸었다.

학생들은 오늘 아침에 정성스럽게 쓴 편지들을 모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학생들은 편지에 가슴 속에 꾹꾹 눌러담았던 진심과 마음을 적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세월호가족대책위의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의 눈가는 붉게 충혈됐다. 그는 "딸내미 친구들을 보니까 눈물이 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대책위의 유경근(45) 씨는 "기특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얼마나 힘들게 살아남은 아이들인데 이 먼 길을 또 걸어와야 했느냐"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기들의 마음을 적은 노란 깃발을 국회 담장에 매달고, 유가족과 뜨거운 포옹을 한 뒤 버스를 타고 안산으로 돌아갔다. 유가족들은 떠나는 학생을 돌려보내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학생들은 버스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 손을 흔들고 또 손을 흔들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단원고 생존 학생들 도보 행진 [한겨레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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