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후 90일.."이젠 눈물도 말라갑니다"

입력 2014. 7. 14. 20:24 수정 2014. 7. 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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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14일)로 90일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11명이 바닷속에 있습니다. 진도 팽목항은 평소 모습을 거의 찾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분들, 그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도 방파제에 올라서 배가 가라앉은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KBC 이동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팽목항 등대 길에 11개의 노란 깃발이 걸렸습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11명 실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적은 소망의 깃발입니다.

등대 길 난간에는 작은 별들이 걸렸습니다.

'사랑한다 보고 싶다','잊지않아 돌아와라' 별에 적힌 메시지처럼 팽목항 하늘 어딘가에 외로이 떠 있을 실종자들과 함께하겠다는 염원입니다.

참사 석 달째를 맞는 팽목항에는 뱃길이 다시 뚫리고 항포구를 매웠던 자원봉사 텐트도 대부분 걷혔습니다.

함께 손을 맞잡고 눈물을 훔치던 실종자 가족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이제 30여 명만이 망망한 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 : 자기 자식을 못 만지고 염도 못하고 서로 그냥 바다만 바라보는 거예요. 다들 한숨만 쉬면서 그게 하루 일과예요.]

20일째 실종자 추가발견 소식이 없자 가족들은 눈물도 말라 갑니다.

[실종자 가족 : 온전하게만 나와서 보낼 수 있게끔 그런 마음이죠.]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진도의 시간은 또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석 달째를 맞으면서 이곳 팽목항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은 줄어들고 있지만, 남아있는 11명의 별들과의 마지막 동행을 바라는 염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영상취재 : 박도민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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