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 서명 받으러 다녀"

2014. 7. 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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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족대책위 전국순회서명…국회 특별법 제정TF 참여 요구도

[미디어오늘 김유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88일만에 가족이 주최하는 첫 집회가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가족대책위 박은희(희생자 유예은 어머니)씨가 진행을 위해 무대에 올라 "(서울에서 집회를 해) 진도에 있는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자 참가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집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월호 가족 버스 전국 순회 활동에 대한 보고와 함께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11일간 전국을 순회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받았다. 현재 약 400만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이 서명지는 15일 국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전국 순회 서명단에 함께 했던 경기 안산 단원고 피해자 최성호 아버지는 "아들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아들 옷 입고, 바지 잆고 양말 신고 다닌다"며 "보고싶다,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힘이 없는 아빠는 국민들의 힘을 빌려서 우리 아들이 왜 죽었는지 알려달라고 서명 받으러 다닌다"고 말했다.

이 아버지는 "내 새끼가 죽었는데 누구 잘못으로 이렇게 됐는지도 모르고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고, 책임 지는 사람도 없다"며 "무엇이 두려워서 안 가르쳐 주는지 모르겠다. 제발 사고 원인만이라도 알 수 있게 해 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가족대책위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 뿐 아니라 가족의 입장이 반영된 세월호 특별법도 제정, 국회에 제출했다. 가족대책위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의 도움을 받아 세월호특별법을 구성했으며 이 자리에서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시한 법안과의 차이점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 고 유예은 어머니인 박은희 세월호 가족대책위 관계자가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가족 버스 전국 순회 보고대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가족대책위가 마련한 세월호 특별법은 ▲진상조사 위원회 조사기간 2년, 위원회 의결로 1년 연장 가능 ▲특위에 특검 수준의 독립성 및 수사·기소권 보장 ▲진상조사위 내 '안전사회소위원회' 구성 등을 담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에 제출한 세월호 특별법은 각각 진상조사 위원회 활동 기간이 1년에 1년 연장(새정치연합) 혹은 6개월에 3개월 연장(새누리당)이고 가족대책위가 제시한 수사, 기소권은 물론 안전사회소위원회 등 구성에 대한 내용도 미흡하거나 없다.

민변 소속인 박주민 변호사는 "우리 법안에 대학입학 특례나 의사상자 지정, 보상 관련 부분이 있느냐"며 "진실을 규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가족들의 뜻을 오롯이 반영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오히려 변호사들이 이 정도 참사, 국가적 재난이면 국가에 충분히 보상·배상을 받는 게 맞다고 말렸으나 가족들은 보상·배상은 필요 없다며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만 되면 된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지저분한 말을 하는 분들은 제발 이 나라를 떠나달라. 당신이 바로 우리 사회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여야 세월호 특별법 TF팀에 가족을 포함하는 3자 협의체 구성 및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배제 등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 9시까지 TF팀의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다.

이날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진행한 가족대책위 150여명은 국회로 오후 8시 20분 현재 국회 연좌농성에 합류해 이후 활동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가족대책위가 주최한 집회가 끝난 후 청계광장에서는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원회의 '4·16 특별법 제정 촉구 서울시민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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