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신문 보기-1971년 7월 12일 7면] 1대 '오란씨 걸' 윤여정

배재성 2014. 7. 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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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달을 따다~ 하늘에서 별을따다 두손에 담아드려요 (중략) 오오오 오 오란씨'

3040세대라면 누구라도 귀에 익숙한 이 노래, 청량음료 오란씨(oranC)의 CM송이다. 1970년대 처음 전파를 탔던 CM송의 멜로디와 노랫말이 아직까지 익숙한 건 TV 속에서 "하늘에서 달도 별도 따다 두 손에 담아주겠다"고 속삭이던 '오란씨 걸' 때문이다. '자타공인' 당대 최고의 젊은 미녀스타만이 차지할 수 있는 대명사가 바로 오란씨의 광고 모델 '오란씨 걸'이었다.

'1대 오란씨 걸'은 임권택 영화감독의 부인 채령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전에 '원조 오란씨 걸'이 있었다. 관록의 여배우 윤여정(67)이다. 이 사실은 그가 과거 토크쇼에 출연해 광고 사진을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윤여정은 토크쇼에서 "내가 첫 번째 오란씨 걸이었다"며 "유명한 CM송이 나오기 전에 활동했다"고 말했다.

광고 속 윤여정은 블라우스에 빨간 핫팬츠를 입고 있다. 날씬한 몸매와 서구적인 얼굴이 눈에 띈다. 그는 "어렸을 때는 과감한 편이었다. 옷을 너무 좋아해서 당시 출연료 중 세금 낼 돈까지 옷을 샀다"며 "요즘만큼 핫팬츠가 인기였는데 다는 아니고 내놓을 만한 사람만 내놓고 다녔다"고 몸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1971년 한 매체는 윤여정을 펄시스터즈의 김추자와 함께 '핫팬츠가 잘 어울리는 여자'로 꼽았다.

당시 윤여정은 영화 '화녀(1971)'로 데뷔하자마자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고, MBC '장희빈'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명성을 떨쳤다.

그런데 그 인기 때문에 '오란씨 걸'을 1년 만에 내놓게 된다. '장희빈'의 표독스러운 연기가 너무나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윤여정은 "사람들이 내 포스터만 보면 '나쁜X'이라며 눈을 찔러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오란씨 걸'의 역사는 계속된다. 영화배우 채령이 그 유명한 CM송과 함께 '오란씨 걸'의 맥을 이어 간다. 86년 김윤희의 등장으로 '오란씨 걸'의 인기는 절정에 이른다. 당시 수영복차림의 김윤희가 등장한 오란씨 포스터를 가지려고 남학생들 사이에선 뒷거래가 오갔을 정도다. '오란씨 걸'의 힘을 알아차린 회사는 판을 더 키운다. '미스 오란씨' 선발대회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뽑았다. 89년, 90년 신은경과 송혜령이 각각 '미스 오란씨'로 선발됐다. 그리고 1990년 이후 20년 간 중지했던 TV 광고를 2010년 다시 시작하면서 6대 '오란씨 걸' 김지원(22)이 등장했다.

유명한 CM송이 나오기 전이라, 너무 표독스럽게 연기를 잘 한 덕에 모델자리도 놓친 '원조 오란씨걸' 윤여정.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매력적인 배우의 힘을 보여주는 그를 보며 팬들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프랑스에 이자벨 위페르가 있다면 우리에겐 윤여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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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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