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리한 운동, '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증 유발된다?

송병기 입력 2014. 7. 3. 14:22 수정 2014. 7. 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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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K(35·남)씨는 잦은 회식과 적은 운동량,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생활습관 때문에 갑작스럽게 체중이 늘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 휴가계획을 세우던 K씨는 약 한 달여 동안 멋진 몸을 만들겠노라 독하게 마음먹고 운동을 시작했다. 새벽은 무론 퇴근 후 하루 2차례에 걸쳐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한 K씨. 그러던 중 운동을 할 때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K씨의 진단명은 '이석증'. 소리이비인후과 최지선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이석증' 원인과 증상,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운동 중 무리한 고개움직임…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증 유발할 수도

여름이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헬스기구를 이용한 유산소 및 전신근육운동을 비롯해 고정된 자전거를 활용한 스피닝, 전체적인 몸의 균형과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요가 및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법을 찾아 건강한 몸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운동 중 고개를 심하게 움직이거나 무리한 운동은 자칫 이석증 혹은 다른 귀의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잠깐의 어지럼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는 운동 중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석증은 말 그대로 귀 안의 돌(石)이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하지만 몸 속에 흔히 생기는 신장이나 쓸개의 돌과는 다르다. 우리 귀에는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반고리관을 포함한 전정기관이 존재한다. 전정기관에는 작고 많은 돌가루들이 존재하는 데, 이러한 이석들이 이탈해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이석증이 발생한다.

이석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충격이다. 머리 외상이나 교통사고, 머리를 심하게 움직여야 하는 동작, 춤, 놀이기구 이용 등에 의해 이석증으로 인한 증상이 시작될 수 있다. 최근에는 헬스, 스피닝 및 요가 등 머리 움직임이 있는 운동 이후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순간 '핑~'하면서 하늘이 빙글빙글 돌 정도의 심한 어지럼증이 주된 증상인 이석증은 특정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 더욱 심해지고 누웠다가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도는 느낌이 있다고 호소한다. 이석증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의 이석이라는 탄산칼슘 성분 결정체가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움직이면서 평형감각기를 자극해 머리 움직임에 의한 짧고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최지선 소리비이인후과 원장은 "이석증이 있으면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다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 뱅글뱅글 도는 심한 어지러움이 1분미만으로 짧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구토나 오심, 두통, 두근거림, 식은땀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면서 "보통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는 80% 이상이 귀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 헬스클럽 내 '덜덜이, 거꾸리'가 이석증 시작될 수 있어

평소 어지럼증이 있거나 특히 이석증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헬스장에서 기구를 이용한 운동을 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헬스클럽, 찜질방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직진동운동기인 '덜덜이'가 이석증을 유발 혹은 재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력한 진동을 통해 귀의 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통을 완화시킨다는 부정확한 속설로 인해 진동 벨트를 머리에 대는 이들도 있어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이석증이 자꾸 재발한다면 운동기구 혹은 마사지 등으로 주기적인 두부의 충격을 주지 않았는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거꾸리' 이후 어지럼증이 생겼다고 내원하는 환자도 있다. 거꾸리는 몸을 거꾸로 세워 체중으로 잡아당기는 것으로 견인치료법을 응용한 운동기구지만 몸을 거꾸로 세우는 극심한 각도 변화를 일으키는 동작으로 인해 이탈한 이석증이 세반고리관으로 유입될 확률이 있다.

최지선 원장은 "꼭 필요하다면 천천히 각도를 변화시키고, 특히 이석증 병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낙상하더라도 위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고정된 자전거를 타고 음악에 맞추어 머리와 상체를 움직이는 스피닝 또한 주의 대상이다. 상체를 좌우로 틀기도 하고, 머리를 돌리거나 위아래로 움직이는 데 신나는 음악에 따라 또 강사의 움직임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필요이상으로 과격하게 머리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석증이 있다면 심한 고개 움직임은 자제하고, 상체의 움직임이 과하지 않도록 절제해야 한다. 또한 본인의 체력에 맞지 않는 심한 강도의 운동을 할 경우 이석증 이외에도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이나 저음성 난청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어지럼증 발생, 이비인후과서 검사와 조기치료 받아야

정적인 운동으로 꼽히는 요가의 고개 동작을 하다가 어지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누웠다가 일어난다거나,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뒤로 젖히며 스트레칭 하는 반복적인 동작 속에서 순간적인 어지럼증을 느껴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도 많다.

어지럼증이 발생되면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비디오안진검사를 통해 또한 어느 부위에 이석이 위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석증이 강력하게 의심되는 경우라면, 검사 시간은 30~40분 정도 소요된다.

이석증으로 진단될 경우 이석을 원래의 위치인 전정기관으로 돌려놓기 위한 이석치환술을 시행한다. 이석치환술은 검사자가 환자의 머리를 잡고 이석이 위치한 반고리관에 따라 머리 위치를 변화시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이다. 한 번으로 반응이 없으면 반복해 시행하며 당일 치료율이 60~80%에 달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

치료 후에도 하루 정도는 상체를 세우고 지내는 것이 도움될 수 있고, 머리를 과격하게 움직이지 않는 편이 좋다.

최지선 원장은 "운동 시에 어지럼증이 발생되면 보통 빈혈 등을 의심해 약국에서 철분제를 구입하거나, 뇌의 이상을 염려해 무작정 응급실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발병원인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하는 경우 환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오랫동안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할 수 있어 안타깝다"며 "어지럼증은 대부분 귀의 문제로 발생되기 때문에 심한 어지럼증이 느꼈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원장은 "최근에는 비타민 부족과 이석증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도 있어, 이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재발을 막는데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평소 건강하더라도 운동 중에 몸이 이상 신호를 보내면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운동 중 이상증세가 생길 땐 바로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몸의 이상 증세가 있을 때에 이를 무시하고 과격한 운동을 지속 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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