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유가족에 막말.. '볼장 다 본' 세월호 특위

이화종기자 2014. 7.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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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여객선 진도 침몰 사고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있다. 맺힌 한을 풀어주기는커녕 마를 대로 마른 눈물을 또다시 쏟아내게 하고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행태는 초반부터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낳게 만들고 있다. 사실과 다른 왜곡된 정치성 발언으로 회의 파행의 빌미를 제공하는가 하면, 유가족을 향해 큰소리치고 삿대질을 하는 적반하장 의원도 있다. 유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의 중 조는 '간 큰' 의원도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16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눈물을 흘리며 "잊지 않겠다. 진상규명을 통해 원한을 풀어주겠다"고 다짐했던 여야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일 '팩트'가 아닌 것을 발언해 회의를 파행으로 이끌었고 스스로 사과까지 해야 했다. 김 의원은 사고 당일 청와대가 해양경찰청에 현장 영상을 요구하는 녹취록을 언급하며 "VIP(대통령)가 제일 좋아하니까"라고 발언했다. 녹취록에는 "그거(세월호 동영상) 좀 쏴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라니까요. VIP도 그건데요"라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있지만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다. 김 의원이 녹취록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말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김 의원의 위원직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5시간 동안 회의를 파행시켰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같은 날 해양경찰청 기관보고에서 "가족이 전문적 지식이나 이성이 있느냐"는 유가족 비하성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기관보고 도중 항의하는 유가족을 향해선 "내가 당신에게 말했느냐, 조용히 하라"든가 "경비는 뭐 하느냐"는 엄포성 발언까지 했다. 세월호 국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도 유가족에게 "당신 누구야"라고 삿대질을 하며 대거리를 했다.

벌써부터 세월호 특위가 볼 장 다 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고교생을 비롯해 30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기도 못했던 우리 사회는 억울한 죽음의 한을 풀어줄 의무가 있다. 그 의무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최소한의 도리이기도 하다.

이화종 정치부기자 hiromat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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