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軍 관심사병 관리체계 ‘주먹구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2 17:22

수정 2014.07.02 17:22

최근 동부전선 일반전초(GOP)에서의 사병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군부대의 '관심병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군의 관심병사 분류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리나 정신의학 분야 등에 전문지식이 부족한 군부대 일선 지휘관(중대장)에게 '관심사병' 지정과 관리 권한이 맡겨지다 보니 지휘관의 편의적·자의적 판단에 따라 관심사병 분류가 이뤄지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운털' 박힌 병사를 의도적으로 관심사병으로 몰아 '왕따'를 시키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군의 관심사병 관리체제 전반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대로 썼는데 '관심사병'

전방 군부대 인근에 있는 모 국립정신병원의 수간호사인 A씨(여)는 2일 "심리검사에 정상판정을 받은 병사가 정신질환자로 몰려 보호관심사병으로 지정된 사례가 있다"고 본지 측에 공개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6월 1군 사령부의 요청으로 모 부대에 설치된 '그린캠프(보호관심사병 수용.교육기관)' 소속 병사들의 상담과 심리검사를 진행했다. 당시 해당 부대 '그린캠프'에는 L상병 등 별다른 이상을 찾을 수 없는 병사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당시 부대 측 기록에 'L상병은 인터넷 중독으로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보인다'고 돼 있었지만 각종 심리검사 결과 L상병은 모두 정상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A씨는 나아가 "여러 차례 면담과 상담도 함께 실시했지만 이 병사에게서 그 어떤 문제점도 찾을 수 없었다"면서 "부대 측이 인터넷 중독이라고 한 이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몰입한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 우울증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병사가 상급자의 폭언·폭행과 관련해 소원수리를 써낸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후 부대간부들이 이 병사를 집중적으로 질책하기 시작했고 얼마 후 '게임중독'이라며 보호관심사병이 됐다"고 주장했다.

■턱관절 이상에 정신과 진료명령

턱관절 이상과 디스크로 심한 고통을 겪는 병사에 대해 '부대 부적응'과 '꾀병'으로 몰아 정신과 진료를 받게 한 사례도 있다. 전북 전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강모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례를 공개했다. 강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월 진료를 받은 조모 일병은 극심한 아래턱 통증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부대에서는 '꾀병을 부린다'며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라'고 명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료 결과 조 일병은 턱관절이 심하게 좁아지고 턱 디스크가 말리며 목뼈와 요추, 골반까지 뒤틀린 상태였다. 조 일병은 정신과 진료가 아닌 턱관절 교정장치 시술 및 추나요법과 침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강씨에 따르면 조 일병의 부모는 "군병원 등에서 자꾸 아이의 정신적 문제로 몰아가는 바람에 꾀병이라는 의심까지 받았다"며 "한때 아들이 군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섭섭한 마음을 에둘러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부대 관계자는 "부대 부적응 병사가 반드시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부대 부적응에 대한 표현이 부정확하거나 과도했을 수는 있지만 문제가 없는데도 억지로 관심병사를 만든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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