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계급열외, 후임병이 주먹질에 유령취급"

입력 2014. 6. 25. 09:54 수정 2014. 6. 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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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軍 계급열외 목격자 >

-'계급열외'는 공개적 소외 선언

-계급 올라갈수록 비참함 커져

<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

-장관은 책임 안지고 차관이 총알받이

-실적 때문에 관심병사 만들어내기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계급열외 목격자),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동료들을 향해서 총기를 난사한 후 탈영한 임 모 병장. 임 병장은 생포되기 전에 현장에서 유서를 한 장 썼습니다. 지금 국방부가 그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부분 부분 들려오는 유서의 내용, 또 주변 동료와 가족들의 증언을 종합해볼 때 혹시 이곳에서 일종의 기수열외, 즉 계급열외가 있었던 게 아닌가 의심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도 군대 내 왕따, 계급열외가 존재하는 걸까요? 군대 내에서 계급열외를 목격했던 분 먼저 연결을 해보죠. 익명으로 만납니다. 나와 계십니까?

◆ ○○○ >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 그러니까 계급열외의 현장을 직접 목격을 하셨다고요?

◆ ○○○ >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계급열외라는 게 해병대에서 기수열외라고 하는 것, 그것과 같은 거죠?

◆ ○○○ > 육군에서는 해병대처럼 기수라는 개념이 없거든요. 대신 이런 거죠. 그러니까 열외라는 게 아시다시피 제외된다는 뜻인데요. 구체적으로는 어떤 중요한 훈련이나 작업이라든지 청소. 이런 부분에서 다 같이 움직여야 될 부분에서 소외당하는 거죠. 한마디로요. 그런데 그냥 단순히 열외가 아니라 계급열외, 기수열외 앞에 이런 게 붙는다는 건 단순한 열외가 아니라 고참들이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겁니다. 모든 구성원들 앞에서. 쉽게 얘기해서 '앞으로 누구누구에게 고참 대우를 해주다가 걸리면 재미없을 줄 알아', '죽을 줄 알아'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소외시키는 것을 선언합니다.

◇ 김현정 > A한테 '앞으로 선임 대우, 후임 대우 해주다가 걸리면 큰일나는 줄 알아', '재미없을 줄 알아' 이런 표현을 쓴다고요?

◆ ○○○ > 네. 보통 죽을 줄 알아, 이렇게 얘기를 하죠.

◇ 김현정 > 어떤 걸 고참 대우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 > 아주 간단히 얘기하면 지나가다 만나면 후임이 선임을 보면 경례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못하게 하는 거죠.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소외감이나 비참함이라는 게 계급이 올라갈수록 굉장히 더 커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 김현정 > 또 어떤 게 있습니까?

◆ ○○○ > 예를 들면 고참들의 침구류를 정리를 해준다든지 아니면 훈련을 나갈 때 전투장구를 후임들이 선임을 위해서 챙겨주는 이런 문화가 있거든요. 이런 예우를 못 받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나보다 군대에 늦게 온 후임도 그런 대우를 받는데, 자기는 이 후임자한테 그런 대우를 못 받으면 선임이 돼 갈수록 굉장히 비참함을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 김현정 > 그러니까 아예 유령 취급을 하는 거네요.

◆ ○○○ > 그렇죠. 왜 그렇게 되냐면 처음부터 이 사람들이 관심사병일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 김현정 > 그러니까 이번에 임 병장 같은 경우에도 관심사병이었는데요.

◆ ○○○ > 그렇죠. 제가 그 보도를 접하면서,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다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똑같은 양의 훈련이나 작업을 시키면 이 사람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안 시키는 게 제일 편하거든요.

◇ 김현정 > 훈련이나 작업에서 열외가 되다 보면, 차츰차츰 선임 대우에서도 열외?

◆ ○○○ > 왜 그러냐면 고참 대우라는 게 고생의 대가라고 받아들여지는데요. 고참이긴 한데 고생을 안 해, 이러면 이게 고참 대우라는 게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지가 않겠죠. 그러다 보니까 고참들의 특별한 지시가 아니더라도 후임들이 깔보게 되고, 무시하게 되고 이런 분위기가 형성이 되는 거죠.

◇ 김현정 > 그렇군요. 아까 예를 좀 들어주셨어요. 선임대우를 제대로 안 해주고 심지어는 최소한의 예의인 경례조차 안 한다, 그러면 그 경례 안 하는 후임 불러다가 왜 너 나한테 경례 안 하냐, 왜 나 계급 열외시키냐 라고 따질 수는 없습니까?

◆ ○○○ > 따질 수가 없죠. 왜냐하면 자기도 왜 자기가 열외를 당하고 후임들이 자기한테 어떻게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요. 그리고 정말 기분이 나빠서 문제 제기를 했을 경우에도, 그럴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제가 목격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일단 후임들이 마음 속으로 고참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고참이 자기한테 그렇게 불러다가 교육을 하면, 이건 굉장히 못 견뎌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들게 되죠. 실제로 주먹다짐까지 오고가는 경우도 목격을 했고요.

◇ 김현정 > 후임병이 선임병한테 주먹다짐을 해요? 구타를 해요?

◆ ○○○ > 네. 예를 들면 근무지 같은 데서 단둘이 근무를 서다가 그런 일이 있으면 '왜 나한테 고참 대우를 해 주지 않느냐' 이렇게 기수열외를 당했던 고참 병사가 문제 제기를 하자 후임이 그거를 아니꼽게 받아들인 거죠. '아니, 당신은 우리 소대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지 않느냐', '군대 와서 짬밥을 먹는 동안 당신이 한 게 뭐냐' 이렇게 얘기가 시작이 된 거죠. 결국에 이 후임한테 맞았어요. 고참이 근무지에서 좀 맞고 상처가 나기도 했는데 이거를 얘기를 못하는 거죠.

◇ 김현정 > 얘기를 못 해요?

◆ ○○○ > 왜냐하면 고참이 후임한테 맞았다는 거, 이거는 정말 엄청난 자존심 문제기 때문에요. 이게 소문이 났는데도 이 사람은 절대 자기 입으로는 말할 수 없는 거죠. 이번에 사고 친 병장 같은 경우에도 저는 그렇게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 봅니다. 그런 비슷한 경우를 겪지 않았을까 라는 추측이요.

◇ 김현정 > 지금 목격했던 그분이요. 그 계급열외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 ○○○ > 그분은 다행히도 특별한 사고 없이 전역을 하기는 했는데, 저보다 선임이었거든요. 아랫사람이 지켜보기에 정말 참 저렇게 군 생활을 하면 정말 견디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사람들도 자기의 위치를 알기 때문에 소대 내에서 굉장히 위축돼 있거든요. 그래서 후임들이 먼저 다가갈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거를 굉장히 꺼려해요. 조심스러워하고요. 후임들이 만약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고참 대우를 해 줄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예를 들어 따뜻하게 다가갈 수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전우애라든지 인간관계를 형성을 전혀 못 하더라고요. 보통 군대에서 30명 단위로 생활을 하는데요. 이 30명 중에 단 한 명하고도 가까워지지 못하고 외롭게 군 생활을 하다가 제대를 하더라고요. 그 부분이 아마 제일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김현정 > 그래도 제대로 큰 사고 없이 제대를 하면 다행이고요. 거기서 뭔가가 폭발하는 지점이 생겨서 사고로 이어지면 그게 이제 큰 사고. 스스로 자살을 한다든지, 뭔가 총기난사를 한다든지 이렇게 번져갈 수도 있는 그런 거군요?

◆ ○○○ > 그렇죠.

◇ 김현정 > 여기까지 말씀 듣죠. 오늘 증언 고맙습니다.

◆ ○○○ > 네, 감사합니다.

↑ 강원도 고성군 22사단에서 GOP 총기난사로 5명이 숨지고 7명의 부상자를 발생 시킨 무장 탈영병이 고성 제진 검문소 인근 명파 초등학교서 군과 교전을 벌인 가운데 22일 오후 교전지역 인근으로 군인들이 증원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김현정 > 계급열외를 목격했던 분입니다. 사례를 먼저 들었고요. 이어서 전문가 한 분 연결해보죠.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임태훈 소장님, 안녕하세요?

◆ 임태훈 >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 이제 임 병장의 총기난사가 계급열외 때문인가, 아닌가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요. 유서내용, 그러니까 메모의 내용이 흘러나오는 걸 봤을 때 또 주변의 증언을 종합해 봤을 때는 적어도 부대 내에서 동료들과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임태훈 > 갈등 관계에 놓여 있는 건 사실인 것 같고요. 문제는 저는 이게 임 병장과 사망한 장병들 사이만의 대결구도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임태훈 > 물론 지금 임 병장은 사실상 사법적 단죄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가신 분들 유족들 있고, 부상자들도 있는데요. 이것을 당사자 간의 갈등 관계로만 치환시키면 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해병대 총기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이런 식의 도식구도를 국방부가 만들었거든요. 그리고 국방부장관, 그때 김관진 국방부장관이었죠. '2011년에 재발방지 약속하겠다' 라고 했어요.

그런데 3년 뒤에 이 사건이 또 터졌습니다. 이 제도 자체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점검이 안 된 것이죠. 그래서 사실 그런 부분을 지금 임 병장이 체포되기 전에 대치상황에서 23일 대통령께서 안보실장 임명장을 그냥 줘버렸어요. 이 사람한테.

◇ 김현정 > 해외순방에 다녀와서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 임태훈 > 정치적 책임을 묻고 여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될 국방부장관을 안보실장 자리를 줘버렸어요. 자기는 안보실장 내정됐으니까 모르겠다, 그러고는 뒷짐 지고 있고요. 김민석 대변인을 내세워서 그리고 국방부차관을 내세워서 총알받이를 시키고 있는 것이죠. 전 굉장히 잘못된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우선 주목할 커다란 부분부터 거시적으로 보자는 말씀이신데요.

◆ 임태훈 > 그렇습니다. 문창극 후보 인사 참극 이후에 이러한 또 다른 인사를 하는 것이 저는 이해가 안 됩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안보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 저는 그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그러면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부분. 그러니까 군대 내에 이런 따돌림이 여전히 존재한다면 그건 어떻게 봐야 될 것이며, 이번 임 병장의 총기난사는 어디서부터 우리가 문제점을 해결해나가야 될 것인가. 어떻게 보세요?

◆ 임태훈 > 제가 2011년에 사건 터졌을 때, 지금 현재 병영생활 상담관이 많지 않으니까요. 예산 확보하기 전이라도 각 학교에 보면 학생생활 상담관이 상주합니다. 그리고 각 대학에는 학생생활상담소가 있습니다. 그러면 교육부하고 MOU 체결해서 자기 부대랑 가까운 학교와 연결해서 모든 장병들, 여기에는 사실상 간부들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탈영을 많이 합니다. 초급 간부들. 자살도 많이 하고요.

그러면 전체를 가지고는 정기적 상담체계를 꾸려서 한 명만 콕 찍어서 낙인찍듯이 상담해서 바보 만드는 것이 아니라요. 전체 우리 군이 스트레스 지수가 얼마나 높은지, 부정은 못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점검을 해야 되는데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어떤 부대는 또 관심병사 없는데 관심병사를 만들어냅니다.

◇ 김현정 >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임태훈 > 그거는 사단장이 '너희 부대는 왜 관심병사 없어?'

◇ 김현정 > 제대로 조사 안 한 것 아니야, 이런 소리 들을까봐요?

◆ 임태훈 > 예. 그러니까 C급, B급을 만드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B급을 기초수급권자 그리고 한부모가정 이런 병사들까지 B급을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아니 돈 없고 복지서비스를 못 받아서 서러운, 사회권적 기본권이 박탈된 것도 서러운데 군에서도 사회적 계급이 그대로 되물림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상담 말고 그리고 관심사병으로 보여지는 사람만 콕 집어서 상담하는 것 말고 전체적인 우리 군의 스트레스 지수 체크가 필요하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 임태훈 >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관심병사 제도 도입 자체는 어떤 거냐면, 2005년 GP 총기난사 사건 이후에 조기 식별 해보자, 어떤 부조리들이 있으면. 그래서 상담을 통해서 빨리 해결을 하면 제2의 악성사고,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겠냐 라고 해서 도입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운용하는 방식이 A, B, C로 등급을 나눕니다. 한우도 아니고 사람을 어떻게 등급으로 나눕니까? 이건 굉장히 반인권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그래도 등급을 나눠서 좀 더 치밀하게 관리하겠다, 이렇게 좋은 뜻으로 해석할 수는 없나요?

◆ 임태훈 > 그것이 누구에게 좋은 것인지, 낙인을 찍으니까 문제인 것이죠.

◇ 김현정 > 쟤는 A등급, 쟤는 B등급 이게 오히려 낙인이 된다, 관심사병이 오히려 열외사병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 임태훈 > 예. 판단을 비전문가인 지휘관만 하니까 문제인 것이죠.

◇ 김현정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는 것으로 하죠. 임태훈 소장님, 고맙습니다.

◆ 임태훈 >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센터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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