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놓고 죽치는 손님들 "좀 심하네"

김종원 기자 2014. 6. 2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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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얼마나 앉아있는 게 합리적이라고 보시는지요. 그거야 내 맘이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게 주인 입장에선 속 터질 노릇입니다. 대학가에서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점심시간, 대학가 커피숍 계산대 앞에 손님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한참 기다려 음료를 받아도 빈자리 찾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둘러보니 음료도 없이 도서관에 온 듯 노트북과 책을 꺼내놓고 몇 시간째 진을 치는 손님들이 태반입니다.

테이블을 2~3개씩 맡아놓고 자리를 비운 손님들도 많습니다.

[커피숍 손님 : 카페는 음식점에 비해서 훨씬 쾌적하고, 일단 음료 하나 값만 내도 오래 있을 수 있으니까 (자주 와서 오래 있어요). 알바 들도 터치를 못하잖아요.]

규모가 작은 동네 커피숍일수록 사정은 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불친절하다는 소문이 나면 손님 끊길까 봐 냉가슴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동네 커피숍 주인 : 외부음식 드시는 손님들이 가끔 있는데, 최근에 치킨, 치킨 최근에 (드신 손님이 있었어요). 카페에 냄새도 나고, 또 그거를(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가요. 다른 손님들한테 피해도 있고, 소문도 나게 되면 안좋죠.]

참다못해 한 커피숍 주인이 '장시간 공부를 하지 말 것', '자리 맡아놓고 밥 먹으러 가지 말 것' 이런 이용 수칙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커피숍은 얼마 전 폐업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선 너무 까다로운 규정을 내걸었다 손님 발길이 뜸해졌다는 의견과 오죽했으면 사장이 그랬겠냐는 의견이 서로 엇갈렸습니다.

얼마 전 미국 뉴욕에선 한 햄버거 가게가 장시간 앉아 있던 한인 노인들은 내쫓았다가 반발을 샀습니다.

결국, 이 가게는 점심시간, 주말, 이렇게 붐비는 시간대가 아니라면 머물러도 된다고 물러섰습니다.

우리도 붐비는 시간대엔 이용시간을 제한하자거나, 음료값을 높여서 받자는 아이디어가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아예 장시간 이용자들을 위한 전용 테이블을 따로 두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여준상/동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카페와 같은 곳은 회전율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얼마나 쓰고 가느냐, '객단가'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커피숍이) 신규 아이템을 개발해서 많이 판다면 객단가가 높아져서 손님이 오래 앉아 있어도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업소는 일정한 영업 활동을 보장받고 손님도 맘 편히 쉬다갈 수 있도록, '공존을 위한 약속'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유경하·김영훈)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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