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동이' 이준&정인기, 두 살인자의 연기법

2014. 6. 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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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민 기자] 15년전 일탄 부녀자연쇄살인을 저지른 진짜 '갑동이', 이를 모방하며 살인을 즐겼던 카피캣. 성장환경, 나이, 성격은 다르지만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는 큰 공통 분모로 맞닿아 있는 차도혁과 류태오. 이 두사람을 연기하는 배우 정인기와 이준은 단연 '갑동이'의 흥미와 몰입도를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극 중 주변인들은 물론, 시청자까지 수 회를 속여왔던 차도혁은 가면이 한꺼풀 벗겨지자, 이제는 매회 소름 돋게는 대사와 표정을 선사한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드라마 '갑동이'(극본 권음미, 연출 조수원) 17회에서 이는 극대화됐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방책으로 해리성 정체감장애, 다중인격장애를 택해 스스로 이를 '연기'한 것. 관객은 정신과 의사이자 '갑동이' 사건의 피해자인 오마리아(김민정 분)로 족했다.

연기는 통했다. 그간 첫회부터 '갑동이'를 죽이고싶어 안달했던 오마리아마저 혼란을 겪으며 "나는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고 싶다. 그래야 나도 벗어날 수 있으니깐"이라는 말을 하무염(윤상현 분)에게 내뱉게 만든 것. 처벌을 피하려는 속임수임을 설득하려는 하무염의 말은,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오마리아의 간절함과 차도혁의 연기력에 뒤엉켜 그대로 파묻혔다.

진짜 '갑동이' 차도혁이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회차를 거듭하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반경이 좁혀졌다면, 류태오는 반대다. 흔한 사이코패스에서 출발해 회를 거듭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쌓아가면서 인간의 '감정'이 살갗으로 스물스물 올라오는 중이다.

실수 없이 완벽에 가까웠던 그의 살인 행각은 이같이 불현듯 솟아오른 '감정'에 흔들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며, 허무한 체포로 이끌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 감정이 요동치며, 마지울(김지원 분)에게 라스콜니코프의 소냐처럼 자신의 살인 충동의 브레이크가 되어주길 요청하는 점도, "'죄와 벌'이 무거워서 버렸다"고 히죽거리는 차도혁과 아주 딴판이다.

류태오는 17회까지 내달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어디로 튈 지 예측 불가한 캐릭터다. 어느 순간 자신의 속에서 꿈틀이는 복잡한 감정을 오히려 끝없이 부정하며,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임을 연기했다는 쪽이 더 설득력이 있을 정도다.

'갑동이' 대본 활자로 시작됐던 차도혁과 류태오라는 캐릭터는, 정인기와 이준의 연기로 완성됐다.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살인자의 연기법'을 연기한 두 사람은 앞으로 3회가 남은 '갑동이'가 모두 끝나도 한동안 대중의 뇌리에 오랜 잔상으로 남게되지 않을까.

gato@osen.co.kr

< 사진 > '갑동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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