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의 뒷담화] 임신한 직원에게 "무슨 벼슬이냐".. 과장님, 아내 임신 때도 그랬나요?
K 과장(남자)과 L 대리(여자) 사이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L 대리는 결혼 5년 만에 아이를 가져 지금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어렵게 가진 아이인 만큼 건강관리에 유념하고 있지만, 순간순간이 조심스럽다. IT 계열 업무인 만큼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크지만 지금까지 L 대리는 꿋꿋이 잘 버티고 있다.
L 대리의 업무 파트너인 K 과장은 임신 후 매일 정시 퇴근하는 L 대리에게 불만이 쌓여 갔다. 불규칙적 야근이 많고, 한 명이 빠지면 다른 한 명에게 그대로 부담이 넘어가는 업무이니만큼 임신 이후 칼퇴근하는 L 대리 탓에 자신이 야근해야 하는 날이 늘어가기 때문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L 대리는 업무 시간 중 더욱 최선을 다했고, K 과장의 생일엔 손수 편지를 써서 그에게 미안함을 표하며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K 과장의 불만은 끊이질 않았고, 납품 기한이 지연되는 등 업무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나 L 대리를 핑계거리로 삼곤 했다.
어느 날, K 과장이 동료 남자 직원들에게 L 대리에 대해 험담하며 "임신부가 무슨 벼슬이냐"는 폭언을 한 사실이 L 대리 귀에 들어갔다. 서러움이 폭발한 L 대리는 사무실에서 K 과장에게 큰 소리로 항의했고, 자리로 돌아가서 펑펑 울었다. 지금 K 과장은 여직원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맞벌이를 했던 K 과장은 아내가 임신했을 때 아내 회사로 찾아가 팀장과 면담했다. 자기 배우자를 야근과 회식에서 빼달라고 요구했고, 이 무용담을 우리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했다(그의 아내는 출산 이후 결국 복직을 포기했다). 만약 L 대리의 남편이 사무실로 찾아온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내 가족이 존중받고 배려받길 원한다면, 먼저 남의 가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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