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서 "도도녀의 개과천선? 저 원래 순둥이예요"

하경헌 기자·사진 김문석 기자 2014. 6. 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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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 보니 드라마와는 다르죠?"

배우 김윤서(28)는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관계자를 인터뷰 룸 바깥으로 물렸다. "배석한 사람 없이 인터뷰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의외의 모습이었다.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열애> <개과천선>에 연이어 출연한 그는 주로 도도한 느낌의 인물을 연기했다. 게다가 <최고다 이순신> <개과천선>에서는 여배우를 연달아 연기했다. 여배우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화려한 '별세계' 사람이지만, 동시에 접근하기 힘든 도도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동시에 있다. 그런데 김윤서는 이러한 선입견과는 멀찌감치 비켜나 있었다.

그는 MBC 수목극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오현종)에서 김석주(김명민)에게 사건을 의뢰하는 여배우 정혜령 역을 맡았다. 극중 그는 여배우로 살인혐의로 피의자로 재판에 참여했다. 하지만 과거 김석주와는 악연이 있었다. 교통사고로 성격이 바뀌기 전 피도 눈물도 없던 변호사였던 김석주가 재벌 2세의 변호를 맡아 성폭행 피해자였던 정혜령의 희망을 꺾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7회만 출연하는 짧은 배역, 게다가 성폭행 피해자 전력 그리고 살인혐의. 김윤서가 출연을 고민할 만한 여지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출연과정을 유쾌하게 설명했다.

"연출자, 제작진과 기분 좋게 미팅을 했었어요. 그런데 2주가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더라고요. 안 됐나보다 싶어서 영어 선생님과 그룹 신화 공연을 보러갔죠. 공연 중간에 매니저에게 전화가 와서 대본이 왔다는 거예요. 주위에서는 다 공연 보느라 열광적인 분위기였는데 혼자 몰래 대본 확인하고…(웃음) 말도 아니었죠. 아무튼 분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어요.""신뢰감을 주는 연기를 하세요. 법정장면에 변호사로 출연하니 대사가 많잖아요. '어떻게 다 외울까' 걱정을 하다가도 카메라만 돌면 대사가 '우수수'하고 쏟아지는 거예요. 촬영임을 잊고 푹 빠져서 보기도 했죠. 역시 '명민좌(김명민의 이름과 특정분야에서 경지가 오른 사람을 뜻하는 은어 '본좌'를 합친 말)'였어요."

데뷔 5년 차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벌써 대중의 뇌리에 기억되는 작품을 남기기 시작했다. <최고다 이순신>에서는 이순신(아이유)을 놓고 신준호(조정석)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최연아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는 아직 여배우, 도도함, 까탈스러움, 야망 등에 국한돼 있다."<최고다 이순신> 전에는 악역을 해본 적이 없어요. 다 순둥이 같다고만 해주셨는데 유명한 작품들에서 못된 연기를 하니까 이미지가 그렇게 됐나봐요. <최고다 이순신>이 끝나고 나서도 인터뷰를 많이 하고 싶었어요. 결국 일정 때문에 못했지만,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 제 다른 모습들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싶었죠."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나온 그는 '가우디'의 건물을 보고 건축학도를 꿈꿨지만 우연히 따라간 아는 지인과의 식사자리에서 영화출연을 제의 받아 배우로 인생의 항로를 틀었다. 처음에는 딸의 '일탈'에 걱정이 많았던 부모님들도 점점 TV에서 그의 얼굴이 자주 비치자 이제는 "언제 출연하니"하고 물어봐주실 정도로 팬이 됐다. 여배우의 아우라를 가지기엔 너무나 소탈하고 솔직한 그는 꿈도 많다. 그의 지평은 조금씩 넓혀지고 있다.

"영화도 하고, 연말 시상식도 서보고 싶어요. 아, 연애를 못 해봤네요. 이정재 선배같은 아우라의 남자 어디 없을까요?"

<하경헌 기자·사진 김문석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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